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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경제]
자회사 18개… 10년 누적 적자 1조
비싼 수수료로 손실금 회수 열중
계열사 간 사업영역 침범 ‘팀킬’도
게티이미지뱅크

10년 전 혜성처럼 등장해 핀테크 업계 공룡으로 성장한 ‘토스’가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에 직면했다. 핀테크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며 정부로부터 각종 인허가를 얻어냈지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기성 업체보다 훨씬 비싼 수수료를 책정하며 손실금 회수에 열중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계열사 사이 경쟁 구도가 갈등으로 이어지며 ‘팀킬’ 논란까지 일고 있다. 토스가 목표로 하는 미국 상장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 슬로건을 내세우며 2013년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는 2015년 간편송금 앱 토스를 출시하며 혁신 아이콘으로 각광받았다. 앱 하나로 시작된 이 회사는 현재 자회사 18개를 거느리고 있다. 계열사 면면을 보면 은행(토스뱅크) 증권(토스증권) 보험(토스인슈어런스) 이동통신(토스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걸쳤다.


지난 10년간 공격적인 외형 확장은 천문학적인 손실로 이어졌다. 2015년 앱을 출시하며 핀테크 시장에 뛰어든 뒤 2016년부터 2024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1조123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8년까지만 해도 500억원 미만이었던 연간 순손실이 2021년 2000억원, 2022년엔 3000억원을 넘어섰다.


토스는 편리한 유저인터페이스(UI)를 구현하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와 어깨를 견주는 핀테크 공룡으로 성장했지만 이런 성공 신화는 소비자가 치러야 할 비싼 비용으로 돌아왔다. 각 증권사가 해외주식 거래 고객들에게 실질적으로 부과하는 ‘우대 수수료율’를 보면 토스증권은 0.10%로 KB증권과 함께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소비자 편익 증진과 금융 혁신을 명분으로 얻어낸 은행업 라이선스도 비싼 대출 상품 판매에 활용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주요 은행 예대금리차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토스뱅크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5.89%로 5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과 3개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5%대 대출금리를 기록한 은행은 토스뱅크뿐이다.

같은 기간 수신(예·적금)과 여신(대출) 금리 사이 격차를 측정하는 예대금리차도 토스뱅크가 2.88%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광주은행을 제외하면 제1금융권 모든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포인트대다. 특히 경쟁사인 케이뱅크·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대금리차를 점차 줄여나갔지만, 토스뱅크는 유일하게 예대금리차를 확대했다. 한마디로 상품(자금)을 싸게 들여와 가격(대출금리)을 높여 비싸게 팔고 있다는 뜻이다.

외형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스타트업 특유의 유연한 조직 문화는 사라지고 내부 갈등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외부 출신 한 계열사 대표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교체됐다. 이 계열사 관계자는 “사장이 계열사 대표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내부 평가가 좋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인사 이동이 있었다”며 “갑작스럽게 후임 대표가 회사에 부임하면서 내부 임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고 전했다.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계열사 사이 자중지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지주사 격인 비바리퍼블리카 핵심 계열사인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은 서로의 사업 영역을 침범하는 정책을 연이어 내놓으며 충돌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초 외화 환전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외화 통장’을 토스증권과 사전 논의없이 출시했다. 환전 수수료는 2023년 기준 17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증권사 입장에서 효자 상품이다. 증권사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환전 수수료를 같은 계열사인 토스뱅크에서 무료로 풀어버린 셈이다.

토스뱅크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토스증권은 같은 해 12월 해외주식 거래 고객이 외화를 직접 입금할 수 있는 ‘달러 송금’ 기능을 도입하면서도 토스뱅크 외화 통장은 배제했다. 다른 은행 고객들은 외화를 원화로 환전해 토스증권에 보낸 다음 다시 외화로 환전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칠 필요가 없지만, 토스뱅크 외화 통장 이용자는 이런 혜택 범주에서 제외됐다. 형제 격인 토스뱅크보다 다른 은행과의 거래가 더 자유로운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토스 계열사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서로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던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다른 계열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서비스도 출시 직전까지 보안을 유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룹 내에서 ‘돈이 되는’ 자회사와 그렇지 못한 곳 사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점화되고 있다. 또 다른 토스 관계자는 “성과급 규모가 발표될 때마다 흑자 계열사인 토스뱅크·토스증권과 적자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토스플레이스 간 신경전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바리퍼블리카가 목표로 하는 미국 나스닥 상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비바리퍼블리카는 9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거대한 체급에 맞는 중·장기적인 수익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쿠팡(2021년)과 네이버웹툰(2024년)도 각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아래로 추락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토스뱅크 경쟁사인 케이뱅크가 지난해 코스피 상장을 준비했지만 수요 예측 단계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토스 측은 “지난 10년간 1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감당하며 2조원에 달하는 무료 송금 수수료로 사회적 기여를 실천해 오고 있다”며 “주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다루고 있어 평균 대출금리나 예대금리차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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