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리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넘어지고 있다. 하얼빈/연합뉴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중국과 마지막까지 자리 선점을 놓고 다투다가 미끄러진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를 마감했다.

최민정-김길리-이소연-김건희로 꾸려진 여자 대표팀은 9일 중국 하얼빈시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3000m 단체전에서 4분16초683의 기록으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지막 주자였던 김길리가 반 바퀴를 남겨두고 넘어진 게 컸다. 1위는 중국(4분11분371), 2위와 3위는 카자흐스탄과 일본이 차지했다.

역대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던 여자 대표팀은 이날 경기 중반부까지 선두를 달리며 레이스를 이끌었다. 하지만 7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중국이 이소연의 안쪽을 치고 올라오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5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김건희가 중국과 격차를 좁히면서 치고 달렸고, 최민정 역시 4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한 바퀴 이상 바깥쪽으로 돌며 추월을 노렸다.

이후 최민정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김길리는 첫번째 코너에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김길리는 결승선까지 반 바퀴를 앞두고 직선 주로에서 중국 선수와 충돌해 넘어지면서 미끄러졌다. 몸싸움에서 밀려나지 않은 중국 선수는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하며 1위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김길리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으나 심판진은 반칙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단체전에서 아쉽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으나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500·1000·1500m)과 혼성 계주에서 모두 중국을 눌렀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최민정은 3관왕(500·1000m, 혼성 계주), 에이스로 우뚝 선 막내 김길리 역시 (1500m, 혼성 계주) 2관왕에 올랐다.

한겨레

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