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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나란히 대회 2관왕 올라
김민선(왼쪽)과 이나현이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나란히 1·2위한 뒤 태극기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하얼빈/연합뉴스

김민선(26·의정부시청)은 어깨춤을 추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런 언니를 보며 이나현(20·한국체대)은 활짝 웃었다. 두 선수는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선은 38초24로 1위, 이나현은 38초33으로 2위. 전날 여자 100m에서는 이나현이 김민선을 0.004초 차로 제치고 깜짝 우승해 둘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 색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1·2위를 나눠 가졌다. 이들은 김민지(24·화성시청)와 함께 나선 팀 스프린트(9일)에서는 우승 후보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합작했다. 선의의 경쟁자이자 좋은 동료의 완벽한 해피엔딩이다.

8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두 선수에게는 더욱 그랬다. 김민선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양한 실험을 감행하며 절치부심한 결과를 봐야했다.

김민선은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6차 월드컵 여자 500m에서 금 5개, 은 1개로 파란을 일으켰지만, 2023~2024시즌은 다소 부진했다. 2017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2018 평창겨울올림픽,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등 다수의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했지만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경기력과 직결되는 스케이트 날을 바꾸는 등 변화를 도모했다. 국외 코치진이 이끄는 국제훈련팀(팀 골드)에서 새 훈련법을 소화하며 체력 관리 방식도 바꿨다. 이번 대회에서 열매를 맺었고, 첫 100m 기록(8일 10초50, 9일 10초46)도 당기며 스타트를 잘하고 싶다던 바람도 달성했다. 9일 김민선의 100m 기록은 출전 선수 20명 중 가장 빨랐다.

김민선은 9일 경기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 어려움이 많아서 알게 모르게 부담이 됐다”고 털어놓으며 “처음 참가한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에 대회가 열렸다. 다음 대회에는 내가 출전할지 알 수 없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 주 종목인 500m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좋다”는 소감을 남겼다. 후배 이나현과 이틀 연속 시상대에 선 것을 두고는 “이렇게 계속 같이 서는 경우가 처음이어서 살짝 신기하다”며 웃었다.

이런 김민선을 위협하는 존재가 이나현이다. 이나현은 2023~2024시즌 월드컵 5차 여자 500m 주니어 세계 신기록(37초34)을 경신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는 2007년 이상화, 2017년 김민선에 이은 3번째 기록 달성이다. 지난 1월 겨울체전 여자 대학부 1000m에서는 김민선(1분18초52)보다 0.60초 빠른 1분17초92로 여자 1000m 1위에 올랐다. 첫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두 개를 목에 걸며 존재감을 제대로 증명했다.

이번 대회 2관왕에 오른 두 선수는 다른 듯 닮았다. 이번 대회에서 폭발적인 스타트로 경기를 매끄럽게 운영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심리적 멘털과 승리욕도 강하다. 이나현은 신장이 커서 큰 동작을 구사하며 압도적인 스피드를 보여주고, 김민선은 날과 얼음의 마찰력을 잘 이용한다. 둘 다 2026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도 같다. 이상화가 2013년 세운 500m 세계 기록(36초36)을 깰 후보로도 거론된다. 김민선은 “최종 목표인 내년 올림픽을 향한 단계 중 하나를 잘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올림픽 때도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선의의 경쟁자이자 좋은 동료의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됐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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