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린샤오쥔이 9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경기를 끝내고 인터뷰를 하면서 대회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하얼빈=고봉준 기자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펑펑 눈물을 흘렸던 중국 국가대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린샤오쥔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국내 취재진과 잠시 만나 전날 남자 500ｍ 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흘린 눈물을 두고 “나도 모르겠다. 그냥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린샤오쥔은 1996년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인 박지원과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다가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내내 별다른 언급 없이 믹스트존을 통과했던 린샤오쥔이지만 쇼트트랙 경기가 모두 끝난 이날은 선수단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잠시 멈춰서 기자들을 만났다.
린샤오쥔은 “내가 유일하게 없는 메달이 동계아시안게임 메달이었고, 그래서 꼭 참가하고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모두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나도 최선을 다했다”면서 “부담감이 컸는데 이번 기회로 좀 더 성숙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린샤오쥔은 대회 내내 박지원을 비롯해 한국 선수들과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첫 번째 대결이었던 혼성 2000ｍ 계주에선 혼자 넘어져 박지원에게 추월을 허용했지만, 이어 열린 남자 1500ｍ에선 박지원 다음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남자 500m 금메달을 딴 뒤 눈물을 쏟았다.
린샤오쥔은 “(박)지원이는 동갑인 친구고,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훈련해왔다. 지원이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고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동기부여를 많이 얻었다”면서 “경기장에선 경쟁자지만, 밖에선 친구라 서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