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이채운(왼쪽부터), 스피드스케이팅 이나현, 프리스키 이승훈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수확한 뒤 시상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연합뉴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선 전통 ‘효자종목’ 외에도 각 종목의 미래를 밝힐 유망주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빙속에선 스피드스케이팅 이나현(20·한국체대)이 2관왕을 달성한 데 이어, 설상에선 스노보드 이채운(19·수리고), 프리스키 이승훈(20·한국체대)이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기며 한국 동계 스포츠의 위상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이나현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부 팀 스프린트에서 대표팀 에이스 김민선(26·의정부시청), 김민지(25·화성시청)와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전날 100m 종목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날 팀 스프린트 금메달, 500m 은메달을 하나씩 더 추가하며 총 3개의 메달을 손에 넣었다.
스피드스케이팅 100m는 중국의 요청으로 이번 대회에서만 신설된 종목으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에서는 열리지 않는다. 애초 중국 선수들에 유리한 종목으로 여겨졌으나 한국 선수들이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손에 넣으며 ‘아시아 빙속 최강국’ 위상을 굳혔다.
예상 밖 금메달로 생애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빛낸 만큼, ‘유망주’ 꼬리표도 곧 뗄 것으로 보인다. 이나현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00m 주니어 세계 신기록(37초34) 보유자다. 지난해 1월 신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하반기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에서도 여자부 전 종목을 휩쓸면서 기세를 높였다.
불모지로 꼽혔던 설상 종목에서도 줄줄이 새 역사가 쓰였다. 남자 스노보드 샛별로 떠오른 이채운이 슬로프스타일 종목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차 시기 때 90.00점을 기록하면서 입상권에 든 선수 중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2위 류하오유(중국)는 76.00점, 3위 강동훈은 74.00점을 기록했다.
이채운은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입상자로도 이름을 남긴 바 있다. 이후 꾸준히 기량을 유지해온 그는 이제 12~13일 주 종목 하프파이프에서 대회 2관왕을 노린다.
이승훈도 한국 프리스키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결선 1차 시기에서 합계 96점, 3차 시기에서 97.5점을 받으면서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이승훈은 지난해 2월 FIS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프리스키 최초의 입상자로도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