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베트남 선원 “배가 갑자기 멈추고 흔들려”
바다로 뛰어든 11명···5명 생존·6명은 실종
바다로 뛰어든 11명···5명 생존·6명은 실종
9일 오전 전남 여수시 하백도 인근 해상에서 승선원 14명이 탑승한 대형 트롤 어선의 침몰 추정 사고가 발생해 여수해경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전남 여수 해상에서 침몰한 대형 트롤어선 제22서경호는 조난신호를 보낼 틈 없이 갑자기 기울어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에서 탈출한 선원들은 구명조끼조차 입지 못하고 맨몸으로 바다로 뛰어들었으며 일부는 선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수해양경찰서는 9일 브리핑에서 “구조된 베트남 선원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항해 중 갑자기 배가 심하게 왼쪽으로 기울며 전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선내에 있던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선원 11명은 모두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바다로 뛰어든 11명 중 5명은 배로부터 5m 거리에 펼쳐진 구명뗏목에 맨몸으로 올라탔고, 6명은 실종 상태다. 뗏목을 누가 펼쳤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베트남 국적 생존 선원은 “휴식 중 배가 갑자기 멈추며 흔들리는 느낌이 있었다”며 “조타실로 가보니 모두 나와 있어서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경은 제22서경호가 갑작스럽게 침몰해 교신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에 따른 항적은 일부 끊김이 있었지만, 비교적 정상적으로 포착됐다.
139t급 대형트롤(저인망) 어선인 제22서경호는 전날 낮 12시55분 부산 김천항을 출발해 전남 흑산도 인근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오는 23일 낮 12시25분 부산으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제22서경호는 이날 오전 1시41분께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약 17㎞ 해상에서 연락이 두절됐다. 해경 등에 따르면 선장 등 4명이 숨지고, 베트남·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4명은 구조됐다. 해경 중앙구조본부, 서해해경 광역구조본부, 여수해경지역구조본부는 단위별 구조대를 가동하며 나머지 실종자 6명과 선체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