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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탐사·북극항로 개척에 쇄빙선 필수
현재는 美 존스법 막혀 수주 어려워
트럼프 집권 후 법 개정 목소리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극에서의 패권 확보를 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북극에서 자원을 탐사하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선 빙하를 깨고 운항할 수 있는 쇄빙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조선사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북극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국가는 러시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러시아의 북극 기지는 8곳에서 21곳으로 급증했지만, 미국이 포함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2개 가입국의 기지는 31곳에서 33곳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러시아는 30척의 쇄빙선을 가진 반면 미국이 북극에서 운영하는 쇄빙선은 3척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밝히는 등 북극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또 대형 쇄빙선에 대한 추가 건조도 지시한 상태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한화오션 제공

쇄빙선 수주, 당장은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극 패권에 관심을 보여도 당장 국내 조선사들이 수혜를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지난 1920년 제정한 존스법(Jones Act)은 자국 연안을 항해하는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또 미국 항만을 오가는 모든 화물은 미국인 선원이 탑승한 미국 선적의 선박에만 운송하도록 내용도 포함된다. 100여년 간 시행된 이 법은 외국 업체의 선박 수입을 가로막아 미국 조선업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자국의 선박 건조 능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많았다.

SK증권은 5일 보고서를 통해 “존스법이 개정되거나 예외 조항이 발효되지 않는 이상 한국 조선소에 발주가 들어오기는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쇄빙선은 일반 선박보다 가격이 약 30~50% 비싸기 때문에 구입보다 러시아의 쇄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 단기간에 쇄빙선 발주가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쇄빙선 설계 기술을 가진 핀란드, 캐나다와 ‘쇄빙선 건조 협력(ICE·Icebreaker Collaboration Efforts)’을 체결했다. 이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외국 조선사로부터 쇄빙선을 사는 것보다 기술 이전을 받아 직접 건조를 하는 편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가 운영하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극지연구소 제공

美 존스법 개정 가능성… 러-우 전쟁 종식도 호재
그럼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미국의 가세로 가열된 북극 패권 경쟁은 국내 업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우선 미국 내에서도 해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존스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2023년 보고서에서 “미국의 조선·해운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존스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 에너지국장을 역임한 헨리 해거드 전 주한미국대사관 정무공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존스법을 개정해 한국 조선사들의 대미(對美) 투자와 기술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체결한 캐나다, 핀란드와의 쇄빙선 건조 협력 대신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당선 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국이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갖고 있는 점을 잘 안다.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쇄빙선 주문이 늘어나면 수혜를 볼 업체로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꼽힌다. 한화오션은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쇄빙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운반선을 건조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와 쇄빙 LNG선 등의 건조 협력에 나선 경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면 쇄빙선 수주가 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쟁으로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받으면서 쇄빙선 발주가 막히기 전까지 러시아는 국내 조선사의 최대 고객이었다. 러시아는 지난 2021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각각 4척씩 쇄빙선을 발주한 바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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