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리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하얼빈/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과 김길리, 최민정이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첫날 쇼트트랙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의 금메달을 손에 쥐면서 쇼트트랙 최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길리는 8일 중국 하얼빈시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23초78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열린 혼성 계주에서 최민정, 박지원, 김태성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해냈던 김길리는 이로써 이번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김길리는 결선에서 최민정, 심석희와 함께 중국의 양징루, 장이제, 공리와 메달을 다퉜다. 중국 선수 3명은 레이스 중반부까지 1, 2, 3위에 자리하면서 한국 선수의 추월을 견제했다. 김길리는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중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다, 7바퀴를 앞두고 4위로 치고 올라왔다. 이후 4바퀴를 앞두고선 ‘람보르길리’라는 애칭답게 속력을 바짝 끌어올려 선두로 올라섰고 여유롭게 레이스를 끝마쳤다.

이날 레이스에서 최민정은 초반과 중반 속도를 내며 중국 선수들의 대열을 흔들었고, 마지막 바퀴를 앞두고서 추월을 시도했으나, 메달 획득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중국의 공리와 장이제는 최민정에 앞서 2위와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2분24초133, 심석희는 2분24초201의 기록으로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박지원(오른쪽)이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질주하고 있다. 오른쪽은 중국의 린샤오쥔. 하어빈/연합뉴스

뒤이어 열린 남자 1500m 결선에서는 박지원이 2분16초92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면서 역시나 2관왕에 올랐다. 박지원은 해당 종목 세계 최강자답게 시작과 동시에 선두로 올라서며 레이스를 이끌었고 끝까지 선두를 뻿기지 않았다. 막판 2위로 올라선 린샤오쥔(중국)은 박지원의 안쪽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지만,박지원의 노련한 가로막기에 막혀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박지원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대회 2관왕을 의미하는 브이(V) 자를 그리며 승리의 기쁨을 표출했다. 장성우는 끝까지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고 린샤오쥔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500m 결선에서는 박지원이 은메달, 장성우가 동메달을 따냈다. 1위는 린샤오쥔.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1~3위를 기록한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이상 왼쪽부터)이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하얼빈/연합뉴스

1500m에서 아쉬움을 삼킨 최민정은 500m에서 승부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질주 본능을 선보이면서 1위를 기록, 한국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쇼트트랙 여자 500m 금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에 이어 김길리, 이소연이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한국은 여자 500m 종목 메달을 싹쓸이 하는 기염을 토했다.

쇼트트랙 첫날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따낸 한국은 9일 남녀 1000m, 남녀 단체전에서 금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한겨레

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