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검찰, 전두환 배우자 이순자씨 등 상대 소송
소송 제기 이후 3년 4개월여만 나온 ‘각하’
재판부 “전 씨 사망해 추징금 채권 소멸”
판결 확정 시 미납 추징금 867억 법적 소멸
정부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려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본채 명의자인 부인 이순자 여사 등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소송이 법원에서 각하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김진영 부장판사)는 7일 국가가 이 여사와 옛 비서관 이택수씨, 장남 재국씨 등 11명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전씨(전두환)의 사망에 따라 판결에 따른 추징금 채권은 소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사진은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검찰이 이순자 여사 등을 상대로 진행한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소유권 이전 시도가 3년여 만에 결론을 맺었다. 법원은 전 씨의 사망에 따른 추징금채권소멸을 이유로 소송을 각하했다.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을 확정받았지만, 전씨의 추징금은 28년째 환수되지 않고 있다. 이번 판결로 867억 원에 달하는 미납추징금이 사실상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김진영 부장판사)는 전날 정부가 이 여사와 장남 재국 씨 등 연희동 주택 지분 소유주 11명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사건을 심리하지 않고 종결하는 결정을 의미한다. 검찰이 2021년 10월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4개월 만에 나온 1심 판결이다.

재판부는 “전 씨의 사망에 따라 판결에 따른 추징금 채권은 소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형사사건의 각종 판결에 따른 채무는 원칙적으로 상속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연희동 자택과 전 씨의 옛 비서관인 이택수 씨 명의로 된 정원이 전 씨의 차명재산이라며 2021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대법원은 같은 해 4월 전 씨의 비자금을 추징하기 위해 이 여사의 명의로 변경된 본채 등을 압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검찰은 연희동 자택이 사실상 전 씨의 소유임을 증명해 소유권을 되돌린 후 비자금을 추징하고자 했다.

하지만 전 씨가 검찰 소송 제기 한달 만에 사망하면서 사망자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추징금을 집행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되었다. 검찰은 전 씨가 사망하기 전에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재판부는 “법의 기본원칙은 사망한 사람에게는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 이 여사 측 손을 들어주었다.

내란·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씨는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28년 동안 전 씨의 추징금 납부가 미뤄졌다. 전 씨는 대법원 판결 이후 예금과 채권 등 312억원을 납부했다. 그 후 2003년 재산명시 심리재판에서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2013년 전 씨 일가에 대한 재산환수특별팀이 검찰에 구성되었고, 검찰은 전 씨 일가의 자산을 공매하는 방법 등으로 550억 원 정도를 추가 집행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해마다 20억 원 정도만 재산을 찾아내 추징하는데 그쳤다. 전 씨 측은 연희동 사저 공매 집행에 이의신청을 했고, 일명 ‘전두화 추징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까지 제기하는 등 재산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전 씨의 오산 땅 매각대금 55억 원을 4년간의 소송 끝에 환수했다. 전 씨가 사망함에 따라 국가가 환수한 마지막 추징금이다. 미납추징금 867억 원이 남았지만, 이번 판결로 환수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현행 소송법상 미납추징금 집행은 당사자가 사망하면 상속되지 않아 절차가 중단된다. 소급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환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추징을 선고하면 추징금에 대한 집행 대상은 피고인”이라며 “피고인이 사망했으면 더 이상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살아생전에도 비자금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사실상 집행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1심 판결이 확정되면 전씨의 미납추징금은 법적으로 완전히 소멸된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748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 순조…국내·국제선 임시편 투입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47 美·파나마 ‘운하갈등’ 심화…예정됐던 양국 정상간 통화 연기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46 트럼프, 이시바에 “日 사랑한다”…이시바 “신이 당신 구했다” 답례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45 "안 돼, 퇴근 30분 남았어"…총상 입은 시민 두고 떠난 美경찰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44 미끄러진 륀샤오쥔…한국 하얼빈 AG 첫 금메달 ‘쇼트트랙 혼성 계주’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43 [아시안게임] 김경애-성지훈, 컬링 믹스더블 은메달…한일전 패배(종합)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42 <중증외상센터>, 백마 탄 초인 백강혁은 어떻게 퇴행적 복음을 전파하나[위근우의 리플레이]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41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대표팀, 혼성 계주서 대회 첫 금메달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40 트럼프, ‘북한 비핵화’ 원칙 첫 천명…“김정은 다시 만날 것”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9 “근육 절대지켜” 악명 높은 ‘췌장암’ 치료, 의외의 변수 [헬시타임]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8 트럼프 “김정은과 관계 맺겠다”…“방위비 증가는 일본의 결정”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7 건축가 김수근이 정말 남산 녹지축을 끊었을까?[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6 양극화 시대에 짙어진 그늘…‘뉴스’의 탈 쓴 허위정보 막을 길 없을까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5 [속보]한국 쇼트트랙, 하얼빈 1호 금메달 쐈다…중국 린샤오쥔 자멸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4 주말에도 한파 계속…호남·제주 많은 눈 [930 날씨]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3 ‘킹달러’ 시대, 고물가 불안도 꿈틀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2 234명 성착취 텔레그램방 총책 33살 김녹완…신상공개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1 쇼트트랙 대표팀, 하얼빈 AG 혼성 계주서 대회 첫 금메달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0 "영원히 사랑해"…구준엽, 故서희원에 '마지막 고백' 남겼다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9 234명 성착취 '목사방' 총책 신상공개‥33살 김녹완 new 랭크뉴스 202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