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6월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7일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영일만 석유·가스전’(대왕고래 프로젝트)의 1차 시추 탐사 결과를 두고 “동해 심해가스전 전체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직접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띄운 사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번 잠정 결과는 대왕고래에 대한 단정적 결론이 아니며, 나머지 6개 유망 구조에 대한 탐사 시추도 해봐야 한다”며 실패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왕고래 1차 시추 탐사 결과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고 발표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일반적으로 첫 번째 탐사 시추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고, 가이아나는 14번, 동해가스전은 1987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넘는 기간 동안 11번의 탐사시추 끝에 성공했다”며 “금번 동해 심해가스전도 발표 당시 적어도 5번의 탐사계획을 밝혔고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해서 탐사시추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예산 지원 없이 해외 투자 유치만으로 추가 탐사를 진행할 경우,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진행돼 국익에 손실이 될 우려가 있다”며 대왕고래 예산을 삭감한 야당을 에둘러 공격하기도 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전날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주장한 것과 비슷한 내용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윤석열표’ 사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반박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탄핵으로 직무정지된 윤 대통령 대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보좌해야 하지만, 윤 대통령의 입장을 계속 대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3일 1호 국정 브리핑으로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직접 ‘깜짝 발표’했다. 당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최대 매장 가능성 140억 배럴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정도”라고도 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성급한 발표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발표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자원개발 특성상 신중히 추진해야 할 사업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기대치를 높인 것은 당시 4·10 총선 여당 참패 뒤 20%대로 추락한 대통령 국정 지지율 반전을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후 사업의 졸속 추진 우려와 사업성에 대한 회의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대통령실과 여당은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는 등 기대치를 올렸다. 전날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안 장관의 발언 등에 대해 기자들에게 “저희가 생각하지 못한 정무적인 영향이 개입됐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대왕고래는 정부·여당과 대통령이 다 나선 대사기극이었다”며 여당을 향해 “국민들께 대왕고래사기극을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이승준 기자 [email protected]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528 트럼프發 ‘인플레 공포’ 확산…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도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27 대도시 번화가에 갑자기 소형 항공기 '날벼락'…"최소 2명 사망"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26 시진핑, 우원식 면담…“한국민 지혜와 능력 있어”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25 마지막 ‘줍줍’…세종 무순위 아파트 3가구 120만명 몰렸다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24 이시바는 ‘아베-트럼프 케미’ 따라잡을 수 있을까?…우리 통화 요청엔 응답 없어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23 故송대관, 모친 기일에 세상 떠났다… 과거 방송 재조명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22 눈길 고속도로서 30여 대 추돌 ‘아수라장’…폭설·강풍 피해 속출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21 SK하이닉스, 성과급으로 '600만원 규모' 자사주 추가 지급…"PS 지급 기준도 협상"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20 심판정서 눈 질끈 감은 尹…이재명 되고 尹은 안되는 증인심문 [현장에서]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9 눈보라에 제주 항공편 300여편 결항… 2만여명 ‘발동동’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8 시진핑, 우원식 국회의장에 "올해 경주APEC 참석 진지하게 고려"(종합2보)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7 檢 '1·2심 무죄' 이재용 대법원에 상고…재계 "삼성 발목 또 잡았다"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6 ‘내란 가담 의혹’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발령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5 ‘대왕고래 실패’ 논란에…안덕근 산업부 장관 “다른 유망구조에 가스 가능성”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4 [단독] 수행장교는 '체포의 체'자에 결심‥이진우도 "변명같다"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3 눈길 미끄러지고 강풍에 떨어지고…전국 피해 속출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2 "공무원인 내가 잘린다고?"…1만명 중 '290명'만 남긴다는 트럼프·머스크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1 시진핑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진지하게 고려”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10 "자체적으로 돈 만들어 하느님 나라를" 신도들에 신용카드 권유한 전광훈 new 랭크뉴스 2025.02.07
48509 [영상]브라질 상파울루 번화가에 소형 항공기 추락···버스와 충돌 new 랭크뉴스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