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가수 송대관, 태진아. 국민일보DB
‘해뜰날’ ‘유행가’ 등 숱한 히트곡으로 지난 58년간 사랑받은 가수 송대관이 7일 별세하자 그의 ‘라이벌’이자 실제로는 절친한 사이였던 가수 태진아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태진아는 이날 “누가 뭐라고 해도 송대관 선배 하면 호남의 영웅적인 가수이자 대한민국 트로트계의 별 중의 별이었다”며 “정말 마음이 아프다. 아침 밥상을 차려놨는데 숟가락을 들지도 못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고인과 태진아는 현철, 설운도와 함께 ‘트로트계 4대 천왕’으로 불렸다. 그중에서도 송대관과 태진아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하지만 실제로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였고, 종종 TV 예능 프로그램과 음악 무대에 함께 출연해 무대를 꾸몄다. ‘라이벌 콘서트’라는 합동 공연을 열기도 했다.
태진아는 고인에 대해 “내게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하나의 ‘동반자’나 다름이 없었다”며 슬퍼했다. 동반자는 태진아의 히트곡 제목이기도 하다. 그는 이어 “송대관 선배는 (나와의 관계를) ‘실과 바늘’이라고 말할 정도로 30년 가까이 방송에서 나와 라이벌을 했다”며 “그러다 보니 라이벌 콘서트도 함께 열었고 CF도 함께 여러 편 찍었다”고 회상했다.
‘효녀 가수’ 현숙도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고 저리다”며 “나와 고향이 가깝기에 더욱 가수 생활을 하며 의지를 많이 한 사이이다. 그래서 오늘 소식에 더욱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침통해했다. 송대관은 전북 정읍, 현숙은 전북 김제 출신이다. 현숙은 또 “송대관 오빠는 항상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다”며 “만날 때마다 항상 내 등을 두드려주며 ‘열심히 해라잉’하고 따뜻하게 말해주던 게 생각난다”고 추억했다.
설운도도 “현철 선배님을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런 비보를 듣게 돼 마음이 안 좋다”며 “선배님은 가셨어도 남겨 놓은 노래는 영원히 모두의 가슴 속에 간직될 것”이라고 뉴시스에 말했다.
고인의 유족 등에 따르면 송대관은 전날 컨디션 난조를 호소해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이날 오전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송대관은 1967년 ‘인정 많은 아저씨’로 데뷔해 긴 시간 무명으로 지내다가 1975년 ‘해뜰날’이 히트하며 인기 가수로 도약했다. 이후 ‘네박자’ ‘유행가’ ‘차표 한장’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며, 가수협회는 유족이 원할 경우 대한민국가수장으로 장례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