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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청과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에 한파가 이어진 가운데 전남도와 진도군이 발송한 긴급재난문자가 제주도에서 수신되는 일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제주도 주민들은 '한두 번 오다 말겠지' 했지만 며칠 사이 다른 지역의 재난문자를 10통 가까이 받자 항의했고 결국 관계 기관이 조치에 나섰습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 전남도·진도군 발송 재난 문자가 100㎞ 떨어진 제주도서 '삐용삐용'

제주도에 거주하는 김 모 씨는 이번 주, 휴대전화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경보음에 진저리를 쳤습니다. 아침저녁마다 갑작스럽게 날아든 '폭설 주의' 재난문자 때문입니다.

발송 지자체는 제주도가 아닌 전라남도와 진도군이었습니다.

처음엔 '한 번 잘못 온 거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전남 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김 씨가 수신한 전남 진도군 도로 통제 상황 등을 알리는 재난문자는 모두 9통이나 됐습니다.

같은 기간 제주도에서 김 씨에게 발송한 도로 통제 안내는 2건에 불과했습니다.

제주도민 다수가 전남·진도군이 발송한 긴급재난문자를 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부터입니다. 당시에도 진도에 내린 많은 눈으로 도로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는 주의 알림이 재난문자를 통해 전달됐습니다.

제주도에서 진도까지 직선거리는 100㎞가 넘습니다. 당시 제주도에 있던 SKT 이용자들이 이 같은 전남도·진도군에서 발송한 재난문자를 수신했습니다.

전남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최근 제주에 사는 SKT 이용자가 받은 긴급재난문자. 전남과 진도군에서 발송한 메시지가 100km 넘게 떨어진 제주에서 수신됐다.

요란한 경보음까지 울리는 재난문자는 주로 아침 이른 시간과 저녁에 집중됐습니다.

잇단 메시지 수신에 짜증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하나둘 나왔습니다. 재난문자는 수신 거부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라며 진도군청 등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습니다.

재난 문자 오발송 경위 파악에 나선 진도군이 원인을 확인했습니다. 진도에 설치된 이동통신사 기지국 때문이었습니다. 기지국 전파 성능이 너무 좋아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 "기지국 전파가 너무 잘 터져서"

재난문자는 내가 있는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이동통신사 기지국을 거쳐 일괄 발송됩니다.

기지국을 중심으로 재난문자가 발송되다 보니 휴대전화 이용자가 시군 경계에 있거나 주 변에 기지국이 여럿 있다면 기지국 각각에서 보내는 지자체 재난 문자를 일일이 받을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동통신사 기지국 전파는 장애물이 없으면 수십㎞까지도 도달할 수 있는데 이번엔 전파 도달 거리가 길어도 너무 길었다는 게 문제가 됐습니다.

두 지역 사이 바다를 두고 별다른 장애물도 없기에 100㎞ 넘게 떨어진 제주도까지 전파가 도달한 것입니다.

진도군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이동통신사 측에서 최근 진도군에 있는 기지국 성능을 개선하면서 전파가 제주도까지 도달해 문자가 수신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행안부와 이통사가 신속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난 5일 하루 동안만 해도 문의와 항의 전화 수십 통이 걸려 와 부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했습니다.

"재난 문자로 이런 적은 처음"이라면서 "이번 일로 저희도 곤란했지만, 아무 연관도 없는 진도에서 계속 문자가 오니 제주도민분들이 얼마나 불편하셨겠나. 이 때문에 이통사에도 빨리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발송하는 긴급재난문자는 이동통신 3사의 기지국을 통해 전송돼 기지국에 연결된 모든 휴대전화에서 강제로 문자를 받습니다.

이 때문에 별다른 전화번호 수집이 없어도 전국 어디서나 문자 수신이 가능하며,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과는 무관하다는 게 정부와 지자체 설명입니다.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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