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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 점령 구상, 어떻게 나왔나>
가자지구 점령·개발 구상, 트럼프 아이디어
백악관 참모도 사전에 몰라… "충격적 발표"
"백악관 중동 특사의 현장 보고에 영향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 도중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미국이 점령·소유하겠다"는 구상을 입밖으로 꺼내기 전까지 참모들과 사전 논의는커녕 공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조차 발표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이나 현실성, 적법성은 무시한 채 설익은 아이디어를 툭 던지듯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성과 독단성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악관 내부도 트럼프 발표에 '경악'



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가자 점령 구상'을 밝혔을 때 백악관 참모들과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크게 당혹스러워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 고문은 "대통령의 발표 전까지 그 제안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CNN에 말했다. 심지어 미국의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조차도 중미 순방 중 TV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한다.

CNN·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 발표 경위는 이렇다. 미군의 가자지구 파견 가능성까지 거론했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와 국방부 등과 회의 한 번을 하지 않았다. 필요한 병력 수나 비용 등에 관한 계획도 없었다. 여당 공화당조차 몰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공화당 군사위원회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하며 중동 문제를 논의했지만 가자 구상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당내 고위 보좌관은 귀띔했다. '깜깜이 발표'였던 셈이다. NYT는 "트럼프의 머릿속에 아이디어 이상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정황에 비춰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가자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고안하고 독단적으로 발표했을 공산이 크다. CNN은 "오랜 시간 트럼프가 스스로 발전시킨 생각으로 보인다"며 "정책이 전문가들 논의를 거쳐 백악관에서 검토되는 일반적 과정과 달리, 트럼프 개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 준 사례"라고 짚었다.

백악관도 '준비되지 않은 발표'였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 대한 사전 서면 계획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어젯밤 대통령이 발언해 세상에 알림과 동시에 그 계획은 쓰인(written) 것"이라고 답했다.

피트 헤그세스(맨 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5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에서 이베냐민 네타냐후(맨 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중동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트럼프, 가자지구의 해안가 가치에 주목

4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 중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캠프에서 사람들이 용기에 물을 채우고 있다. 자발리아=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을 사전에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주 가자지구를 직접 찾은 위트코프 특사의 현장 보고가 이번 발표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현재 가자는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상태"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위트코프의 보고가 인상을 남겼고, 트럼프가 이 문제에 몰두하게 됐다"고 전했다.

주목할 대목은 위트코프 특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부동산 사업가 출신'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엉뚱한 계획이 나오게 된 또 다른 배경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가자지구는 환상적인 입지에 있고, 날씨도 최고다.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부동산 업자의 시각을 드러냈다는 얘기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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