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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유튜버 ‘헤즈마류'가 지난 3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한국인 관광객이 사슴을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게시한 글과 사진. X캡처


“제가 일본에서 수만명한테 ‘사슴 고추 테러범’으로 욕을 먹고 있대요.”

최근 아버지, 사촌과 함께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6일 귀국한 20대 대학생 A씨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일 ‘사슴 공원’으로 유명한 일본 나라현 나라 공원에서 한 남성을 만나면서였다. 당시 A씨는 가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한 사슴이 다가와 기념품이 담긴 봉투를 물었고, 봉투 안에 있던 영수증과 관광 팸플릿이 바닥에 흩어졌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사슴이 물고 있던 봉투를 간신히 빼앗은 순간, 한 일본인 남성이 달려와 소리를 질렀다. 다짜고짜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했다. A씨는 “사슴이 봉투를 훔쳐갔다. 일부러 준 게 아니다”고 해명했고, 일본인 남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말한 뒤 돌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A씨는 온라인상에서 졸지에 ‘사슴 고추 테러범’이 됐다. 윽박지르며 따지던 남성이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동물 학대범’이라며 A씨의 얼굴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남성은 과거 민폐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던 유명 유튜버 ‘헤즈마류’였다. 그는 최근 중국인과 한국인 관광객이 나라 공원에서 사슴을 학대했다는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글을 잇달아 올려 논란이 됐다.

유명 유튜버 ‘헤즈마류'가 지난 3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한국인 관광객이 사슴을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게시한 글과 사진. X캡처


헤즈마류는 “한국인이 사슴에게 청양고추를 억지로 먹였다”며 “사슴이 구토하고, 입에 거품을 물며 경련을 일으킨 뒤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를 향해 “다시는 공원에 오지 않길 바란다.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사슴 발 옆에 고추로 추정되는 물체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해당 글은 X에서 2만1000회 넘게 공유되며 빠르게 퍼졌다. “일본인이 싫어서 사슴을 괴롭히는 거냐” “공원에 중국인과 한국인은 입장시켜선 안 된다” “이 한국인한테 고추를 먹이자” 같은 비난이 쏟아졌다. 일본 매체 ‘셰어뉴스재팬’은 “한국인 관광객이 사슴에게 고추를 먹여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분명한 학대 행위다. 동물애호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헤즈마류는 논란이 되자 현재 해당 글을 삭제한 상태다. A씨는 “도대체 청양고추가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며 “당시 있던 곳은 흙바닥이었다. 아스팔트 위에 놓인 고추는 날조된 사진이다. 일본에 고추는 반입 자체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본을 찾았던 A씨는 순식간에 여행이 고통으로 변했다고 한다. 얼굴이 공개되면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두려워 남은 여행 기간 내내 숙소에만 머물렀다.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썼다. 급기야 한국에서도 헤즈마류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A씨는 “사람을 마주치기가 힘들다. 남의 시선이 느껴지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며 “가족여행이 이런 날조로 고통스러워질지 몰랐다”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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