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헌재 제공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로 구속된 피의자들에게 영치금(교도소나 구치소 수용자들이 쓸 수 있도록 보관하는 돈)을 보냈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은 돈을 보낸 것도 모자라, 난동 혐의자들을 ‘애국전사’ 혹은 ‘구국대열’로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한때 나라의 방위를 책임졌던 인사가 희대의 ‘사법부 테러’를 칭찬하고, 사실상 집단 폭력행위를 부추길 수도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어제 공개된 대국민 서신에서 “애국국민들이 (저에게) 보내준 과분한 영치금에 감사드린다”며 “(서부지법 사건으로 구속된) 애국청년에게 위로가 되고자 소중한 영치금을 이분들과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측은 30여 개 계좌에 영치금을 입금했고, 이 돈은 김 전 장관이 받은 영치금과 사비에서 나왔다고 한다. 지난달 18일과 19일 사이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로 어제까지 65명이 구속됐다.

김 전 장관은 돈을 제공한 이유에 대해 “애국전사들이 지금 어려움을 겪지만, 이들의 구국정신과 애국심은 오래 기억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헌정 위협 행위를 ‘구국’과 ‘애국’이란 단어로 분칠한 것은 언어도단이다. 헌정을 떠받치는 세 개의 축 중 하나인 사법부를 침탈한 것을 ‘나라 구하는 행위’로 미화했고, 법원 건물에 난입해 판사집무실을 불법 수색한 테러행위를 ‘나라사랑’으로 표현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원팀’을 이룬 김 전 장관의 동떨어진 인식 수준을 보면, 윤 대통령 측에서 왜 이번 비상계엄을 ‘계몽령’(조대현 변호사)이나 ‘구국의 결단’(윤갑근 변호사)이라고 평가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주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에서 극심한 편가르기를 통해 사회불안을 유도하는 것처럼, 내란 혐의 2인자인 김 전 장관 역시 철저히 극우파의 생각과 논리에만 복무하며 반헌법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선동 행위는 자신을 3성장군 및 국방장관으로 키워준 국가 체제에 대한 도전이자, 조화로운 헌정질서에서 평안을 누리며 살고자 하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는 것을 김 전 장관은 명심해야 한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712 "담배 안 피우는데요" 이런 폐암환자 늘었다…원인 알고보니 랭크뉴스 2025.02.06
47711 트럼프 ‘트랜스 여성은 여성 스포츠 출전 금지’ 행정명령 서명 랭크뉴스 2025.02.06
47710 “직원은 대박, 주주는 쪽박” 성과급 800% 쏜 키움증권 주가 6%↓ 랭크뉴스 2025.02.06
47709 트럼프 가자 구상에 각국 비판 이어져…이스라엘 ‘환영’ 랭크뉴스 2025.02.06
47708 [단독] 고작 3.5%… '의대 광풍'에 중도탈락자 느는데 여전히 높은 서울대 편입 장벽 랭크뉴스 2025.02.06
47707 네타냐후 '황금 삐삐' 선물에 트럼프 "훌륭한 작전" 랭크뉴스 2025.02.06
47706 다음 주초까지 강추위…오늘 수도권에도 눈 랭크뉴스 2025.02.06
47705 "아무 일도 없었다" 발언에 경악‥"국민 모독" 랭크뉴스 2025.02.06
47704 "KTX 타고 모텔비 내면 끝"…요즘 감사원 돈 없어 현장 못간다 랭크뉴스 2025.02.06
47703 [세상만사] 尹비상계엄 '천기누설' 하고 국회도 나오는 요즘 무당들 랭크뉴스 2025.02.06
47702 美공항 활주로서 여객기 2대, 어처구니없는 충돌…사상자는 없어 랭크뉴스 2025.02.06
47701 윤석열 탄핵 재판 오늘부터 하루 종일…“의원 아닌 요원” 따질 듯 랭크뉴스 2025.02.06
47700 목줄 당겨 쿵쿵…학대 아니라던 ‘어둠의 개통령’ 결국 랭크뉴스 2025.02.06
47699 “나경원 해임, 용산 사모님 ‘잘됐다’고”…명태균발 카톡 랭크뉴스 2025.02.06
47698 '비행기 엔진'에서 팔굽혀펴기한 남성 랭크뉴스 2025.02.06
47697 출근길 '냉동고 한파' 서울 -11도…오후엔 눈까지 내린다 랭크뉴스 2025.02.06
47696 분노의 주먹…미 법정에서 용의자에게 달려든 피해자 가족 [잇슈 SNS] 랭크뉴스 2025.02.06
47695 [샷!] 故오요안나는 '근로자'인가 아닌가 랭크뉴스 2025.02.06
47694 부정선거 '망상' 법정서도‥"그래서 병력 보내" 랭크뉴스 2025.02.06
47693 예산 9억 끊겨… 국내 유일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문 닫는다 랭크뉴스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