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강사의 말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수업 들어"
"의견 무비판적 수용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아"
받아들이려고 수업 들어"
"의견 무비판적 수용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아"
조정식 메가스터디 강사. 조정식 SNS 캡처
유명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최근 부정선거 음모론을 내세우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영어 1타(1등 스타) 강사로 알려진 조정식(42)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정치적 견해를 주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조씨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식을 주입하는' 강사가 자신이 인정하는 상대의 말은 어떤 상황이건 쉽게 수용해 버리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가치관, 정치적 견해를 주입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이러한 내 생각은 한동안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같은 강사 신분의 전씨가 탄핵 관련 발언으로 이목을 끈 상황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씨는 대입 시험이 아닌 공무원 시험 강사라 대상이 20대 이상이다.
조씨는 자신이 강단에 서는 이유는 특정한 의견을 피력하고 논의하기 위해서가 아닌, 지식과 경험을 수험생들에게 '주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연히 수업 들으러 오는 학생들은 '비판적 논의'가 아닌 내가 하는 말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교실에 들어온다"고 했다. 강사의 말은 학생 입장에서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공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 그에 대한 논의와 반박 또한 당연시돼야 한다는 정치적 견해를 가진 나는, 그래서 강의와 관련한 어떤 공간에서도 내 정치적 견해를 말하지 않는다"라며 "누군가가 말하는 의견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입은 옷 색, 내가 말하는 수능에 대한 관점으로 내 정치색을 예단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조정식 메가스터디 강사가 한 누리꾼에게 받은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다. 조정식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조씨는 한 SNS 이용자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윤석열 탄핵해야 메리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의 이용자는 조씨에게 "선생님 윤석열 지지하세요? 실망이네요"라고 했다. 이에 조씨는 "XX놈인가? 수업 중 혹은 SNS를 통해서도 정치적 견해를 표출한 적 없다"며 "강사는 그러면 안 되는 게 내 신조다"라고 적었다.
이 이용자는 "아무리 강사여도 학생들에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되죠"라며 "XX 석열이 지지하지 마라. 찾아가서 죽여버릴까"라며 조씨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조씨는 해당 메시지도 공개하며 "이런 메시지가 수시로 온다. 내 정치색을 밝힌 적 없는데 왜 다들 넘겨짚고 이러지"라며 "찾아오지 마라. 무섭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