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민주당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비이재명(비명)계 ‘신 3김’이 5일 방송 인터뷰에서 한 목소리로 ‘이재명 체제’ 민주당에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고, 내부 비판을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MBN 유튜브 인터뷰에서 “진보의 가치와 철학을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해 푸는 것은 필요하지만, 실용주의가 목표이자 가치가 될 수는 없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두 분의 생각과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실용주의적이고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우리의 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발언은 실용주의란 이름으로 경제·산업 정책에서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I(인공지능) 기술 진보 시대에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반도체 경쟁력 확보의 본질인가”라며 “시대를 잘못 읽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반도체 산업의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에 호응하는 기류를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김부겸 전 총리도 당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비판을 이 대표가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김 전 지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비판 정도는 충분히 받아내야 당 지지가 올라간다”며 “민주당 생명력은 포용성, 다양성, 민주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회복되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니 다음 그림(대선)을 그리기도 쉽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비명계에 대한 친이재명(친명)계의 날선 비판들과 관련해서는 “그 분들은 우리 정치, 사회의 구성이 팽팽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조금이라도 나한테 듣기 거북한 소리를 한다고 그렇게 공격을 해대면 어떡하는가”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이날 귀국 후 MBC라디오와 첫 방송 인터뷰를 하며 ‘당내 통합’ 등 자신이 제기해온 사안에 대한 변화를 민주당에 다시 촉구했다. 김 전 지사는 “(당에서) 떨어져 나간 당원이나 지지자들을 끌어안지 않고는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생기면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혁신당)라는 조어도 만들어지고 민주당에 실망했던 유권자들조차 다 투표장으로 나갈 수 있는 판이 만들어졌다”며 “대선에서는 그게 쉽지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31일 경남도당에 복당을 신청해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 뒤 자동 탈당 처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