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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인단이 어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만약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가 위헌 심판 절차를 진행한다면 해당 재판은 중지된다. 온갖 수단으로 1심 선고를 늦추더니 이번엔 항소심 판결까지 지연시켜 자신의 대선 행보에 걸림돌을 없애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이 대표 측은 지난달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 제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재판 지연을 위한 꼼수"라는 검찰과 여당의 반발이 잇따르자,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재판 지연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잠잠해진 틈을 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 올바른 처신이라 할 수 없다.

물론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피고인에게 보장된 권리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이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의 허위사실 공표 처벌 조항이 위헌법률이라고 판단했다면, 1심 판결 전에 제청을 신청했어야 마땅하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무엇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 재판은 1심은 6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내 판결해야 한다. 이 대표 측이 온갖 방법으로 1심 선고를 늦춰온 것도 모자라 1심 선고 후에도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수령하지 않거나 변호인 선임을 지연시켜 온 사실을 국민은 모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사법 절차를 악용해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것은 불신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다. 최근 이 대표와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내로남불 태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신뢰를 얻으려면 재판 지연에 기대지 말고 당당하게 항소심에 임해 무죄를 밝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죄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할 수 있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 재판부도 공정한 재판 진행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신뢰를 훼손하지 않으려면 합리적이고 단호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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