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준장, 국조특위 청문회 출석
“계엄 수첩 등장한 용어 낯설지 않다”
“계엄 수첩 등장한 용어 낯설지 않다”
노상원 국군정보사령관이 2016년 10월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전직 육군첩보부대(HID) 부대장 출신이 12·3 내란 모의·실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한테 과거 “임무가 끝나면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현재 육군 제2군단 부군단장인 박민우 준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 신변보호요청 증인으로 출석해, “경험 때문에 (노 전 사령관의) ‘계엄 수첩’에 적힌 (‘북 공격 유도’ ‘사살’ 등의) 용어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현직 때인 2016년, 육군첩보부대장이었던 자신에게 북한 관련 특수 임무를 지시했다며 “(임무를) 6개월 동안 준비했는데, 노 전 사령관 지시 중 하나가 임무가 끝나면 요원들을 제거하라는 지시였다”고 했다. 그가 “어떻게 제거하느냐”고 묻자 노 전 사령관은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서 임무 끝나고 들어오기 전에 폭사시키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준장은 노 전 사령관이 “상황을 보고 (요원들이 북한에) 포획될 것 같으면 내륙에서 (원격으로) 제거하고, 무사히 와도 오기 전에 (폭파 조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준장은 이 대북 특수임무가 실행되지 않아 노 전 사령관의 ‘폭사 계획’도 실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 얘기를 듣고 ‘이건 같이 하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제가 (지시 이행을) 안 하면 되고, 저는 100% (요원들을) 안전하게 살려서 돌아오는 게 목표였다”며 “(노 전 사령관) 그 사람의 잔인한 면, 반인륜적인 면을 봤기 때문에 ‘계엄 수첩’에 적힌 용어가 낯설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NLL(북방한계선)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국회 봉쇄’, ‘사살’, ‘(정치인·언론인 등은) 수거 대상’이라는 용어가 적혀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준장은 ‘수거’란 용어에 대해 “특수부대에서 쓰는 용어는 아니다. 노 전 사령관만의 용어 같다”며 “계엄 수첩에 나오는 용어는 다른 사람은 (노 사령관만의) 상상일 거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데, 저는 제 경험 때문에 노 전 사령관이라면 (실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