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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정 갈등 1년을 맞아 위기에 빠진 의료 현실, 연속 보도로 짚어보겠습니다.

마침, 오늘(4일)은 세계 암의 날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평균 287명이 암에 걸려 77명이 사망합니다.

암은 여전히 부동의 사망 원인 1위인데요.

암 정복을 꿈꾼다지만 지금 우리 의료계 현실은 참담합니다.

1년 전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의료계와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만 2천여 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의대생들 역시 휴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왔습니다.

암 환자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결국 숨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 실태,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송정아 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었습니다.

폐 결절이 커지면서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신규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A 대학병원 상담 직원/지난해 6월/음성변조 : "전공의 파업 때문에 기존의 재진 환자분만 진료를 보고 있으시고요. 새롭게 예약을 안 받으세요."]

다른 병원을 예약했지만 다섯 달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수술 시기를 놓친 겁니다.

[송정아/폐암 사망 환자 가족 :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하면 그렇게 갑자기 아버지 본인도 준비 못 하고, 우리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보내 드릴 일은 없었겠죠."]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암 수술 건수는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16% 줄면서 신규 환자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난치성 통증 질환을 앓는 이 30대 남성은 하루에 먹는 약이 40알이 넘습니다.

2주에 한 번 받던 통증 완화 시술도 1년 가까이 못 받았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 "교수님이 지금 입원, 외래, 응급실, 수술 다 보다 보니 그 주사를 놔줄 시간이 없는 거예요. 뼈를 그냥 잘라내는 통증들이 계속 오니까 이게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건수가 의료대란 전의 79%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최종범/아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집에서) 잠이라도 좀 편하게 자고 오자 하다가 새벽 2시 반에서 3시에 콜(전화) 받고 새벽에 오는 거예요. 많게는 한 대여섯 명이 보던 일을 그냥 혼자 하는 거예요."]

지난 1년, 하루하루 불안에 떨던 희귀 질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의정 갈등은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김정애/희귀질환자 부모 : "제가 머리 깎고 그냥 우리 딸 살려달라고 해도 소용없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엄마가 최선을 다하고 우리 최선을 다해서 안 되면 그냥 하나님 곁으로 가자 그러고선 마음먹고 지내요. 그냥."]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 심규일/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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