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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6시간50분 재판서 두 차례 표정 변화
“내 경질 이유 대통령만이 안다” 증언에 실소
증인신문 전·후 홍 전 차장 인사 모두 외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열린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 대통령이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심판에서 비상계엄 당시 주요 인사 체포 명단 등을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전 차장은 4일 오후 6시49분께 윤 대통령의 5차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열린 헌재 대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증인석에 자리를 잡은 그는 피청구인석에 앉아있는 윤석열 대통령 쪽으로 몸을 돌렸다. 곧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의 반대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 당일 윤 대통령의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를 처음으로 폭로한 홍 전 차장과 이를 통째로 부인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계엄 이후 처음으로 마주친 순간이다.

홍 전 차장은 증인신문에서 검찰이나 국회에서 한 진술과 비슷한 증언을 내놨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당일 직접 전화해서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이라”라고 말했고,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을 통해 우원식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 체포 명단을 전해 들었다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의 발언 중간중간 불편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탄핵소추인단인 국회 쪽은 홍 전 차장을 신문하면서 지난해 12월 홍 전 차장이 경질된 경위와 이유를 물었다. 이에 홍 전 차장이 “제 경질 이유는 대통령께서 유일하게 알고 있다”고 답변하자 윤 대통령은 눈을 감고 입으로만 피식 웃었다.

홍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 등을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게 보고하자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취지로 진술을 한 바 있다. 국회 쪽 대리인은 이 진술을 제시하며 조 원장이 그런 반응을 보인 이유에 대해 홍 전 차장에게 물었다. 홍 전 차장은 “30년 정도 조직생활을 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도 눈을 감고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6시간50분가량 이어진 재판 동안 윤 대통령의 표정 변화가 있었던 건 두번 뿐이었다 두번 모두 홍 전 차장이 계엄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를 폭로했다가 경질을 당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했을 때다. 불편한 심기를 미소로 대신했던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차장의 증인신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발언권을 얻어 ‘홍 전 차장은 정치적 중립성 문제로 (지난해) 12월4일 조태용 국정원장으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아 경질했고, 그 이후 12월6일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나왔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홍 전 차장이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고 간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끝으로 2시간가량 이어진 홍 전 차장의 증인신문이 끝났다. 홍 전 차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 대통령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지만, 윤 대통령은 끝내 홍 전 차장 쪽을 쳐다보지 않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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