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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마트노조 조합원들이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국민의힘갤러리 등 극우 커뮤니티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일부 지지자 등 극우 세력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위협하거나 이들의 신상을 유포하는 등 위해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견해를 가진 시민들을 향해 온라인상뿐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공격 좌표’를 찍고 공세를 퍼붇는 식이다. 사실상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트노조 조합원들을 협박하는 극우 세력을 명예훼손·협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STOP THE STEAL’ 현수막을 두른 사람이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매장을 돌아다니며 윤석열 탄핵 배지를 착용한 노동자를 찾고 있다. 마트노조 제공


마트노조 조합원들은 비상계엄 선포일인 지난해 12월13일쯤부터 ‘윤석열 탄핵’이 쓰인 배지를 근무복 위에 착용한 채 일해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등 일부 극우 커뮤니티에는 특정 매장·조합원 정보를 공유하며 ‘항의 전화를 하라’고 독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배지를 착용한 여성 노동자의 사진과 연락처 등 신상 유포가 이어지기도 헀다. 직원들만 조회할 수 있는 마트 내부 인트라망의 개인정보 캡처 화면도 유출돼 공유됐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지목해 법원에 난입한 것처럼, 정치적 견해를 달리 한다는 이유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좌표 찍기’가 자행된 것이다. 김선경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사무국장은 “신상이 특정된 조합원은 오늘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못했고, 휴직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상황”이라며 “서부지법이 부서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온다면 누구라도 공포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극우 세력은 매장을 직접 찾아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STOP THE STEAL’ 현수막을 두른 사람이 배지를 단 마트 노동자를 찾아다녔다. 이 장면을 목격한 공윤란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서울본부장은 “직원 안전을 위해 매장에서 내보내 달라고 건의했지만 뒤늦게 조치가 이뤄졌다”며 “여성조합원들은 이후 두려움에 떨며 퇴근할 때 가족들을 불러 귀가한다”고 말했다.

극우 세력의 좌표 찍기는 계엄 사태 이후 끊이지 않고 있다.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던 서울 여의도 일대 카페에서 선결제를 했다는 이유로 가수 아이유 등 유명 연예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극우 세력의 악성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 극우 커뮤니티에는 탄핵 촉구 시위를 지원한 연예인 명단이 공유되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해 해외 활동을 제한하자”는 집단행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뒤 법원청사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던 시위대가 경찰 진입에 놀라 도망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지난달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던 극우의 협박·선동이 오프라인에서 드러난 대표적 사건이다. 당시 극우 커뮤니티에서는 윤 대통령 체포·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들의 신상이 공유되며 살해 협박 글이 잇따라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키도 했다.

김재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마트노조 등에 가해지는 이러한 테러는 자기를 검열하게 하고 민주주의와 법치국가를 옹호하는 활동을 위축시킨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빠르게 단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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