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식이 같은 남자 있나요" 판타지형 남편상 열풍
'관식이병' 해외로 확산 …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남자 주인공 양관식(배우 박보검/박해준)에 열광하는 이른바 '관식이병' 현상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퍼지고 있다. 단순한 팬심을 넘어, '양관식 같은 사람과의 사랑'을 현실에 대입하며 감정이입을 하는 모양새다.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에는 '관식이병', 'My Own Gwansik'이 쓰인 게시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해외 팬들은 자신만의 '양관식'을 찾아 나섰다. SNS에는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요리를 해주거나 선물을 준비해주는 장면, 무심한 듯 챙겨주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He is my own Gwansik(그는 나만의 관식이)"라는 문구와 함께다.

해외 누리꾼들은 관식이 캐릭터를 '그린 플래그(Green Flag)'라 부르며 유니콘처럼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인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린 플래그'를 넘어 그린 포레스트(Green Forest)', '아마존 수준이다' 등의 반응도 등장하며 글로벌 밈으로 소비되고 있다.
"관식이 같은 남자, 현실에 있을까"…판타지형 남편상 열풍
이 같은 '관식이병'은 연애 중인 국내 이삼십대 여성, 그중에서도 특히 기혼 여성들을 중심으로 퍼졌다. "남편이 평소 해주던 행동이 갑자기 관식이처럼 느껴진다", "관식이 보다가 눈물 났다. 남편한테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댓글들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연인이나 남편이 없는 이들은 "관식이 같은 사람 없으면 결혼 못 하겠다", "눈높이만 더 올라갔다"는 반응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관식이병' 현상이 정서적 결핍의 투사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감정 표현이 서툴고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어려운 현대 사회에서 양관식은 '이상적 사랑'의 총합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관식이라는 캐릭터는 한국 드라마 속 남성 캐릭터 가운데 새로운 유형"이라며 "기존 드라마 속 남성들은 주로 사회적 성공, 부, 외모 등으로 이상화되었지만, 관식은 무언가를 소유하기보다 지키고 헌신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자기주장보다 가족의 바람을 우선하며 묵묵히 돕는 모습이 호감과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이 자기 연인이나 배우자와 비교하며 정서적 충족감을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관식이병이 해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