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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월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마음) 상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큰 맘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1월25일)

김건희 여사가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 5건 중 지난 1월25일 보낸 것으로 보도된 문자 내용이다. 한 후보는 지난 1월25일 정치개혁 좌담회 후 기자들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겠다고 했고 김건희 여사 사과도 필요하다 했는데 입장 변화가 없는가’라고 묻자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라며 “제가 그런 말씀을 드렸던 것이 아니고 제가 드렸던 말씀을 그대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지난 8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월15일부터 25일까지 10일 동안 한 후보에게 5차례 문자를 보냈다.

첫 문자는 1월15일이었다. 김 여사는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다”며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윤 대통령)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달라”며 “백배 사과드리겠다. 한번만 브이(윤 대통령)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신가.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꼭 좀 양해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여사가 말한 특검은 문자를 보내기 10일 전인 1월5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즉 김건희 특검법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1월15일 두 번째 문자에서 한 차례 더 “제가 죄송하다. 모든 게 제 탓”이라며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한 후보는 1월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3선 의원들과 오찬간담회 직후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2억9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의 검찰 의견서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 당시 문건 아닌가”라며 “그때 왜 (기소) 안 했나 그럼”이라고 반문했다.

김 여사의 다음 문자까지 사이엔 1월17일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마리 앙투아네트를 거론하며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는 1월18일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1월19일 문자에서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를 하고 싶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다”며 “대선 정국에서 (이력) 허위 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 문자 사이엔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불거졌다. 1월21일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한 후보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면서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갈등은 1월23일 ‘서천 회동’으로 봉합됐다.

김 여사는 1월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다. 제가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여사는 또 “김경률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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