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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밀레이 또 룰라 비판하면 아르헨 주재 대사 철수할 수도"
브라질 방문 밀레이, 정부와는 접촉 않고 '룰라 정적' 행사에 참석


룰라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거침없는 말로 외교적 마찰을 일으켜온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백척간두에 놓인 듯 위태롭던 아르헨티나와 이웃 나라 브라질의 관계가 최근 들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페르필과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7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가 밀레이 대통령이 브라질 캄보리우에서 열리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 연설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또다시 비판한다면, 자국 대사를 아르헨티나에서 철수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라나시온은 이날 '깨지기 직전에 놓인 관계'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익명의 브라질 정부 관계자가 "(브라질) 룰라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대사 철수 등 심각한 외교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처럼 사실상 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양국 관계를 크게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지난 5월 밀레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판하고 그의 부인을 부패 인물로 규정하자, 아르헨티나 주재 자국 대사를 '영구 소환'하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당시 스페인을 방문한 밀레이 대통령은 스페인 정부 인사는 만나지 않은 채 극우 행사에 참석해 중도 좌파 성향인 산체스 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당초 오는 8일 파라과이에서 개최되는 남미공동시장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주 갑작스럽게 불참을 발표하고, 지난 6일부터 브라질에서 열리는 CPAC 행사에 참석 중이다.

이 행사는 룰라 대통령의 정적인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주최한 것이다.

밀레이 대통령이 이 행사 연설에서 룰라 대통령에 모욕적인 언행을 한다면, 브라질 정부가 아르헨티나 주재 자국 대사 철수라는 강경 조치로 맞서며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리라는 게 브라질 정부의 비공식적인 경고이다.

라나시온은 "이렇게 되면 아이러니하게 아르헨티나는 유럽 최대 우방인 스페인과 최대 교역국인 이웃 국가 브라질과 등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작년 대선 유세에서 룰라 대통령을 '부패한 공산주의자'라고 맹비난하면서 '공산주의자들과는 교역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견지해 우려를 낳았으나, 작년 11월 당선 후에는 룰라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하는 등 관계 개선에 노력하는 실용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디아나 몬디노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을 통해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는 서신도 보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룰라 대통령이 며칠 후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편지를 읽지도 않았다"고 말해 양국관계는 다시 냉랭해졌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회담과 관련, 자신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밀레이 대통령의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밀레이 대통령은 "사실대로 말한 것을 왜 사과해야 하느냐"고 반박하는 한편, 룰라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멍청한 공룡'이라고 칭하면서 두 사람 관계는 더 어긋났다.

거듭되는 밀레이 대통령의 룰라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에도 개인감정과 국가간 관계는 다르다는 참모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대응을 자제하던 룰라 대통령 측도 '자국 대사 철수'라는 강경 조처를 경고할 정도로 양국 정부 관계가 악화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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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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