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3년 전 전자제어유압장치 리콜 사실도 지적
지난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현장 조사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도심 역주행 사고를 둘러싸고 많은 전문가가 ‘운전자 과실’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지(G)80’ 모델의 특성을 고려하면 아직 결론을 단정 짓기 어렵다는 자동차 정비 명장의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 정비 분야 명장 1호인 박병일씨는 4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제네시스는 다른 차종과 달리 2018년부터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와 자동긴급제동장치(AEB) 등이 통합적으로 창작됐다”며 “사고 당시 이런 장치들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을 보면 기계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급발진은 운전자 의도와 무관하게 차량이 급가속하는 현상으로 아직 뚜렷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사고 이후 가해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해왔지만, 현재까지 전문가들은 급발진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더 많다고 설명해왔다. 충돌 전 사고 차량에 제동등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과 통상의 급발진 추정 사고와 달리 사고 차량이 충돌 이후 서서히 멈췄다는 점이 이런 의견을 뒷받침해왔다. 아울러 사고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에 풀 액셀의 90% 수준으로 가속한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급발진이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박씨는 “일반적인 차 상식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차가 바로 제네시스”라고 말했다. 박씨는 “보통 차량과 달리 제네시스는 브레이크를 전자제어장치(ECU)가 제어한다”며 “사고 당시 전자제어장치에 문제가 있었다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동등이 안 켜질 수 있고, 브레이크도 말을 안 듣다가 충돌 이후에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굉음이 들렸다는 목격자들의 진술 등도 급발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았다.

현대자동차가 과거 사고 차량을 비롯한 제네시스 지80에 대해 전자제어유압장치(HECU) 관련 리콜을 진행한 사실도 지적했다. 전자제어유압장치는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를 비롯해 차체자세제어장치(ESC), 구동력제어장치(TCS) 등 제동 관련 장치를 통합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는 2021년 5월 이 부분에 전기적 합선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22만2천대를 대상으로 리콜 조처에 나선 바 있다.

박씨는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사고기록장치 확인뿐 아니라 다양한 조사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그동안 사고기록장치만 가지고 급발진 여부를 판단을 해왔지만, 이 차는 전자제어장치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도 필요해 보인다”며 “액셀포지션센서(APS)나 브레이크 장치, 스로틀바디까지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 급발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272 “열차 폭파하겠다”…무궁화호 열차서 난동 피운 60대 붙잡혀 [제보] 랭크뉴스 2024.07.07
44271 “8시간 동안 150번 ‘주문 테러’”…단골손님이 돌변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4.07.07
44270 제주서 아찔한 집라인 사고…20대女, 공중에 30분 매달렸다 랭크뉴스 2024.07.07
44269 검찰, ‘경기도 법카 유용 의혹’ 이재명 부부에 소환 통보 랭크뉴스 2024.07.07
44268 비야디 이어 한국 진출 中 전기차 어딘가 보니 '지리(Geely)'네 랭크뉴스 2024.07.07
44267 '대변 검사' 탄핵안 띄우더니…이성윤 "어떤 검사라고만 했다" 랭크뉴스 2024.07.07
44266 검찰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재명 전 대표 부부 소환 통보 랭크뉴스 2024.07.07
44265 ‘김건희 문자’, 연판장 사태로…진흙탕 싸움 된 국힘 전대 랭크뉴스 2024.07.07
44264 더워도 비와도 "배달해드릴게요"…편의점서 이걸 많이 시켰다 랭크뉴스 2024.07.07
44263 “신생아 효과 이 정도?” 금리 1%대...출시 5개월 만에 6조 랭크뉴스 2024.07.07
44262 "한국 배 타보자"…美 4성 장군 네 명이 한국 상륙함 찾은 까닭 랭크뉴스 2024.07.07
44261 [단독] 공제회 '해외부동산 투자' 2200억 손절 [시그널] 랭크뉴스 2024.07.07
44260 검찰, 김건희·최재영 면담 일정 조율한 대통령실 ‘여사팀’ 행정관 소환조사 랭크뉴스 2024.07.07
44259 제주서 집라인 타던 20대, 공중에 30분간 매달렸다 구조 랭크뉴스 2024.07.07
44258 '총파업 선언' 삼성전자 노조, 내일부터 사흘간 파업 랭크뉴스 2024.07.07
44257 월요일 전국 무덥고 장맛비…중부지방 중심 '강한 비' 조심 랭크뉴스 2024.07.07
44256 '팬텀싱어2' 성악가 조민웅, 37세로 사망…사인은 심장마비 랭크뉴스 2024.07.07
44255 검사 탄핵 기권한 곽상언에 이재명 지지 당원들 “징계하라” 랭크뉴스 2024.07.07
44254 검찰, 이재명 부부 소환 통보···민주당 “검사 탄핵 국면전환용” 랭크뉴스 2024.07.07
44253 회사 지게차에 깔려 장기파열…"퇴직금 정산 전날 해고당했다"[사건추적] 랭크뉴스 2024.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