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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미 유안타증권 GWM반포센터장의 세대별 투자 조언

금융투자로 경제적 자유를 쟁취할 수 있을까. 자유까진 바라지 않으니 적당한 여유라도 얻길 원하는 개미가 곳곳에 널렸다. 이들은 오늘도 한국 증시를, 해외 증시를, 코인 시장을 맴돌며 투자 기회를 엿본다. 그러나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한국 증시는 상승세가 더디고,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빅테크는 과열 우려가 있다. 유럽은 정치 포퓰리즘과 재정 악화에 고통받고 있다.

이런 어수선한 투자 환경에서 강남 자산가를 고객으로 둔 전문가는 우리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이달 26일 오후 서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스퀘어 상가에서 윤향미 유안타증권 GWM반포센터장을 만났다. 한화투자증권 마스터 PB(프라이빗 뱅커) 출신인 윤 센터장은 작년 10월 문을 연 GWM반포센터의 총괄 책임자다.

원베일리스퀘어 상가에는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국내 6개 증권사의 우량고객(VIP) 특화 점포가 밀집해 있다. WM(Wealth Management)대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규모로는 가장 작지만, 유안타증권은 이 안에서 대형 경쟁사 점포를 압도하며 ‘작은 강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각 사가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비교는 어렵지만, 유안타증권이 의외의 선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유안타증권은 고객 750여명 중 절반 이상을 VIP 고객으로 채우면서 센터 오픈 6개월 만에 관리 자산을 5500억원으로 불렸다.

윤향미 유안타증권 GWM반포센터장이 6월 26일 서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스퀘어 상가에 있는 지점 회의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 전준범 기자

윤 센터장은 세대별 투자 전략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은 세제 혜택이 뒤따르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부터 개설한 뒤 최소 5000만원의 종잣돈이 쌓일 때까지는 섣부른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고정 지출이 커 투자 여윳돈이 부족한 40대 가장에게는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비상장 기업 투자를 추천했다. 또 은퇴자 퇴직금은 무분별한 부동산 투자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활용한 절세 투자가 현명하다는 게 윤 센터장의 생각이다.

다음은 윤 센터장과 일문일답.

반포센터 문을 열고 8개월가량 흘렀다. 이 지역 고객들의 최근 관심사는 어떻나.

“강남 자산가는 기본적으로 부동산과 세무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그리고 반포 지역 고객은 압구정·청담동 등 다른 강남 지역보다 연령대가 낮은 편이다 보니 주식 투자에도 열의를 보인다. 보통 영리치(Young Rich)가 고위험·고수익을 선호하지 않나.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미국 주식, 특히 기술주 관련 문의가 많았다. 다만 최근에는 고객 관심이 한국 국채로 살짝 옮겨간 느낌이다.”

─한국 국채 관심이 커진 이유는 뭘까.

“하반기 중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그 전에 채권을 사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건 잘 알 것이다. 미국과 한국 채권 중 어느 쪽을 택하느냐를 보면, 해외 투자는 환율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하지 않나. 국내 투자는 그런 게 없다. 그냥 금리 방향만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 보니 한국 국채로 좀 더 몰리는 듯하다.”

조선DB

─고객 포트폴리오를 짜줄 때도 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나.

“고객이 관심을 두는 섹터와 증권사가 추천하는 상품이 다를 때가 많다. 통상 소비자는 트렌드에 관심이 많고, 금융회사는 리스크 관리까지 종합적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판매자 입장에서 요즘 고객들에게 자주 권하는 건 단기 채권, 채권형 상품, 공모주 펀드 등이다. 작년까지는 안정적인 상품 비중을 30% 이하로 했는데, 요즘은 비중을 50%까지 확대했다. 나머지 50%는 미국 주식, 빅테크, 환율 관련 등 트렌드를 쫓는 상품을 담는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안정적인 상품 비중을 되레 키웠다는 말인가.

“그렇다. 사실 시장금리에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이미 반영돼 있다고 본다. 그리고 회색 코뿔소(이미 알려졌지만 방심해 찾아오는 위험) 이야기가 수년째 나오고 있다. 난 이걸 간과하면 안 된다고 본다. 주식시장은 꾸역꾸역 올라가고 있지만, 낙관만 해선 위험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금리·환율 환경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예전과 어떻게 다르다는 말인가.

“11월에 미국 대선이 있다. 예전에는 대선이 끝나면 그 이듬해까지 경기 부양책이 쏟아졌다. 주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통해서였는데, 저금리 환경인 덕분에 가능했다. 지금은 5%대 금리 시대다. 금리를 인하해도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시장에 총통화량이 너무 많다. 풀 수 있는 통화는 이미 다 풀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정치권에서 세금 혜택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금도 막 푸는 게 애매하다. 전반적으로 뭔가 특별한 당근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다.”

윤향미 센터장(아래 가운데)이 유안타증권 GWM반포센터 PB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 유안타증권

─여러모로 직장인으로선 돈 모으기 힘든 나날이다. 사회 초년생에게 투자 조언 좀 해달라.

“취업하고 곧장 투자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목돈부터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다들 알면서도 잘 안 지킨다. 50만원 수익이 목표라고 치자. 100만원 들고 투자하면 수익률이 50%여야 벌 수 있는 돈이다. 그런데 1000만원으로 시작하면 5%의 수익률만 내면 된다. 종잣돈이 그만큼 중요하다.

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취업과 함께 ISA부터 개설하라고 신신당부한다. 최대 소득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제공된다. 정부가 ISA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기로 발표하면서 실질 수익률은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다. ISA 만들어서 월 100만원 이상씩 3년 넘게 일단 쌓는 거다. 최소 5000만원 정도 됐을 때부터 금융상품에 투자하길 권한다.”

─직접 투자와 간접 투자 중 어느 쪽을 택하라고 조언할 텐가.

“뭐가 더 낫다고 단정할 순 없다. 자신 있다면 공부해서 스스로 해보고, 여력이 안 된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으면 된다. 중요한 건 젊을 때 여러 자산에 투자해 봐야 한다는 점이다. 이 세상에 주식만 있는 게 아니다. 대체투자 시장도 발전했고, 요즘은 채권 매매도 1만원 단위로 할 수 있다. 내 아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똑같이 조언했다. 지금 대학생인데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와 연동한 투자를 하더라. 무조건 해봐야 실력이 향상한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 않나.”

─뒤늦게 투자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생활비·교육비 등 고정 지출이 많아 목돈 투자가 힘든 30~40대 가장도 많더라. 이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주식·채권·코인 등은 이미 익숙할 테니 생략하고, 이 자리에서는 비상장 기업 투자를 추천해 보겠다. 요즘은 소액으로도 미래의 애플·엔비디아에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그 회사가 어떤 일을 하고,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전망이 어떤지 등을 검증하는 것도 의외로 어렵지 않다. 물론 바쁜 직장인이 기업 검증을 직접 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 그럴 때는 전문가를 찾으면 된다. 증권사에서 비상장 투자 관련한 컨설팅이나 세미나를 다 해준다.”

조선 DB

─국내에 유망한 비상장사가 그렇게 많나.

“유망한 비상장사를 한국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투자 기회는 외국에 더 많다. 미국에 챗GPT로 유명한 오픈AI의 라이벌로 통하는 앤스로픽이라는 인공지능(AI) 비상장 스타트업이 있다. 미국 세컨더리 마켓(장외시장)에는 이런 회사가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한국은 거의 유일한 엑시트(자금 회수) 방법이 상장이지 않나. 미국 세컨더리 마켓은 중간에 엑시트할 방법이 다양하다. 벤처캐피털(VC)이나 돈 많은 엔젤 투자자 만의 영역이 아니다. 개인도 얼마든지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

─평생 자산관리에 대한 개념 없이 살다가 은퇴한 직장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갑자기 목돈이 퇴직금으로 입금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이 많더라. 그런 분의 상당수가 오피스텔 같은 데 투자한다. 노후 자금을 잃지는 않되 거기서 뭔가 꼬박꼬박 들어오길 원해서 그렇다. 문제는 월세만 고려하고 세금 등 부수적인 지출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피스텔도 주택 수로 잡히는 걸 쉽게 간과한다. 그리고 지금 강남권의 임대 수익이 평균 3~4%에 불과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키는 투자의 시작은 절세다. 퇴직금을 받으면 무조건 IRP에 입금해야 한다. 대기업 퇴직자가 퇴직금으로 10억원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퇴직소득세율이 20%라 일반 계좌로 받으면 8억원만 받는 셈이다. 반면 IRP로 받으면 연금 수령 기간이 10년이 될 때까지는 퇴직소득세의 30%를 할인해 준다. 11년 차부터는 할인율이 40%로 올라간다. 퇴직연금은 복잡한 금융상품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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