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겨레S] 쩜형의 까칠한 갑질상담소
임금 체불
게티이미지뱅크

Q. 두달치 급여를 못 받았는데 회사가 망했습니다. 노동자가 간이대지급금을 받으려면 노동청이 사장을 조사해서 임금체불 확인서를 노동자에게 발급해줘야 하는데 사장이 국외로 도피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사장이 노무사를 선임해서 자기 대신 조사받도록 한다는데, 노무사가 임금체불 당한 직원들한테까지 수수료 10%를 지불해야 대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전달했습니다. 임금체불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사업주 조사가 안 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건 진행이 안 되어 답답하기만 합니다.(2024년 6월, 닉네임 ‘별’)

A. 연락도 안 되는 사장이 노무사를 선임했다니 뭔가 수상한데요. 사장과 계약한 노무사에게 직원들이 수수료를 낸다는 것도 황당하고요. 노무사가 사장의 대리인이라면 근로감독관에게 연락해서 사장 대신 조사를 하라고 하세요. 월급 떼인 것도 열받는데 수수료라니….

사장이 돈 떼먹고 튀었을 때 국가가 대신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간이대지급금입니다. 대지급금 한도는 임금 700만원, 퇴직금 700만원이고, 둘을 합쳐서 1천만원까지 줍니다. 임금체불 증거 자료를 가지고, 사업장 관할 고용노동청에서 ‘체불 임금 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받고, 근로복지공단에 대지급금을 신청하면 됩니다. 온라인으로도 가능하고요.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사업주가 감독관에게 조사를 받은 뒤 체불 금액을 인정해야 대지급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도망간 사장한테 ‘체불임금 확인서’를 받아와야 정부가 돈을 준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1천만원 초과 금액은 민사소송을 해야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요.

물론 떼먹은 돈이 얼마인지 사장에게도 확인해야겠죠. 그런데 사장이 국외로 도피해 연락이 되지 않았으니, 사용자가 진술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해 체불임금 확인원을 발급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세요. 최근 고용노동부 지청에서 사용자 동의 없이 확인원을 발부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1조784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는 2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월급 도둑이 판치는 이유는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이에요. 3개월치 월급 1천만원을 받지 못한 노동자가 노동청에 진정을 넣으면 감독관이 사장을 조사합니다. 사장이 돈이 없다면서 900만원만 주겠다고 합니다. 한푼이 아쉬우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하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서명해야 입금해 줍니다. 임금체불은 징역 3년이나 벌금 2천만원에 처할 수 있지만,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아요.

열받아서 사장 ‘콩밥’ 먹이겠다고 합의하지 않고 고소하면? 법원에선 벌금형에만 처하고, 체불임금은 민사소송을 해서 받아야 합니다. 또 임금은 3년치까지만 청구할 수 있어서 오래 떼먹을수록 사장에게 유리합니다.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고, 임금채권 소멸 시효를 없애고, 지연 이자를 물게 만들어야 월급 도둑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임금체불 사건 다뤄봤다던 윤석열 대통령, 제발 월급 도둑 좀 잡으세요.

월급이 자꾸 밀린다고요? 회사가 문 닫을까 걱정이세요? 월급이 두달 밀렸다면, 그만두는 게 좋습니다. 구직급여 받을 수 있고요, 노동청에 진정해서 사장에게 체불임금 확인서 받고, 대지급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장 도망가면 골치 아파요.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623 현대모비스도 임단협 잠정 합의…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랭크뉴스 2024.07.09
40622 “비가 많이 와서 배달 못 하겠어”…40대 여성 택배기사 실종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7.09
40621 욱일기 벤츠 또 버젓이 달렸다…"참다못해 욕했더니 보복운전" 랭크뉴스 2024.07.09
40620 "백종원 이름값 고작 '3년'이더라" 주장에…발끈한 더본코리아 "사실과 달라" 랭크뉴스 2024.07.09
40619 윤 대통령, 미국서 “우크라전 조속히 끝내는 데 힘 보태겠다” 랭크뉴스 2024.07.09
40618 외국인 K증시 비중 36% 돌파···의존도 높은데 ‘윔블던 효과’ 생기나 랭크뉴스 2024.07.09
40617 "尹 스스로 범인 자백"...채 상병 특검 거부권에 날 세운 野…'재표결' 전략은 랭크뉴스 2024.07.09
40616 "정몽규 사퇴하라" 정치권 번진 홍명보 파문…선동열처럼 국감 서나 랭크뉴스 2024.07.09
40615 “바이든, 파킨슨병 전문의 만났나”… 계속되는 인지력 논란 랭크뉴스 2024.07.09
40614 민주, 법사위 ‘尹탄핵 청문회’ 연다… 김건희 증인 채택 랭크뉴스 2024.07.09
40613 미복귀 전공의 봐줘도 의사들 반발 계속 "지방 필수의료 파탄 가속될 것" 랭크뉴스 2024.07.09
40612 ‘수의사만 가능’했던 동물검역관 취업 문턱 낮아지나… 인력난에 고심하는 정부 랭크뉴스 2024.07.09
40611 양문석 “축구협회가 정몽규 사유물인가”…정치권도 비판 랭크뉴스 2024.07.09
40610 가짜 리플·솔라나가 있다?…기상천외 코인 사기 기승 랭크뉴스 2024.07.09
40609 尹, 두 달 만에 기시다 또 만난다... 북러 밀착 맞서 한일 공조 랭크뉴스 2024.07.09
40608 "최저임금 차등화 지지하나" 질문에‥이창용 총재 "그렇다" 랭크뉴스 2024.07.09
40607 김건희·최은순 ‘윤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 증인으로 부른다 랭크뉴스 2024.07.09
40606 기상청도 "매우 이례적"…폭우 뒤 체감 33도 열대야 '고통의 밤' 랭크뉴스 2024.07.09
40605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에 김건희·최은순 증인 채택 랭크뉴스 2024.07.09
40604 외신도 꼬집었다… “한국선 해외여행 못가면 ‘개근거지’라 놀림 받아” 랭크뉴스 2024.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