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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커버스토리 의사 출신 국회의원 김윤 인터뷰
“근로자 평균소득의 7~8배…이걸 지키려 환자 생명·안전 위협 무릅써
국민 신뢰 시급한데 경제적 이익 대변하며 불신받는 ‘거꾸로 투쟁 방식’
전공의 처벌 않되 ‘응급실 파업 금지법’ 주고받기…의-정갈등 화해를”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지속되던 지난 4월17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2천명 증원 정책’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는 돌아오지 않고, 환자의 피해도 잇따른다. 법원이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교육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애초 계획보다 적은 1497명 증원해 모두 4610명을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뒤늦게 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복귀하면 처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의사 수급 추계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2026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재조정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다수 의사는 이미 확정한 2025년 의대 증원 재논의를 요구하며 버티고 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27일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난마처럼 얽힌 의-정 갈등을 해소할 해법을 묻기 위해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을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의대 교수(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출신인 그는 의대 증원, 의료 전달 체계 개혁 등을 주장해왔다. 필수의료 부족 해결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의대 정원을 최소 2500명, 최대 4500명 증원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국민후보 공개 오디션에서 1등을 했고 올해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며 환자를 볼모로 버티는 의협과 의사의 행태에 대해 ‘공급 억제 방식으로 독점권을 강화해 더 많은 소득을 가져가려는 지대 추구 행태’라며 의사와 대형병원의 탐욕을 꼬집었다. 또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드라이브에 담긴 정치적 의도와 일방주의도 질타하며 4개월간 이어진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화해’를 제안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5일 인터뷰에서 경증 환자 진료도 놓지 않으려는 대형병원의 싹쓸이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강경론 득세하며 국민과 멀어져”

―최근 정부와 의사 단체가 조금씩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지만 의대 정원 등 핵심 의제를 두고선 말꼬리 잡기 식 대응을 이어갑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정부가 원칙을 지킨다면 병원을 떠난 전공의를 처벌하는 게 맞죠. 이번에도 처벌하지 않으면 다음번에 또 실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전공의를 처벌하겠다는 원칙을 고집하면 전공의는 안 돌아올 거고, 그러면 의대생도 복귀를 안 할 거고, 환자들의 피해와 의료체계 혼란은 더 가중될 것입니다. 그러니 사회적 타협을 해야 합니다. 이번엔 전공의를 처벌하지 않는 대신 의사들은 응급실·중환자실을 비우고 파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드는 데 동의하는… 뭐랄까요, 원칙을 고집하기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딜을 하자는 것이죠. 저는 그것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적·사회적 화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징계 무효’라고 얘기는 못 하지만 ‘철회’라는 표현으로 길은 열어둔 것 아닌가요?

“원칙대로 하겠다던 정부가 과거에 비해서는 한 발짝 물러섰죠. 그런데 정부가 ‘복귀하는 전공의는 처벌하지 않고, 복귀 안 한 전공의는 처벌한다’고 얘기하니 지금까지 연대를 중시해온 전공의 입장에선 내가 처벌받지 않기 위해서 동료가 처벌받는 것을 용인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정부가 ‘모든 전공의를 처벌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게 전공의 각 개인이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선결조건 같은 게 된 상태입니다. 의-정 갈등엔 전공의 처벌, 의대 증원, 의료 개혁, 전공의 근무 환경 개선까지 다 얽혀 있죠. 그런데 전공의 처벌 문제는 즉각 해결해야 하는 이슈이고, 나머지는 (일단 병원에 복귀한 뒤) 대화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인 것이지요.”

―국민 다수는 의대 증원을 지지하는데도 의사들은 강경합니다.

“강경론이 득세하는 논리 구조가 있잖아요. 자기 집단의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를 들려주고 그것을 통해 정치적 지지를 얻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죠. 의협 회장에 당선되고 싶은 사람, 의협에서 뭔가 역할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계속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거죠. 그 과정을 거치면서 의사 집단의 생각이 국민 일반의 생각과 유리되고, 강경한 의견이 다수 의사 집단 안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의견이 된 거죠. 이미 법원 판결까지 나와 2025년 의대 정원 확대를 되돌리는 게 불가능한데도 의사들 사이에선 여전히 2025년 의대 정원을 협상의 의제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는 건, 그런 오랜 내부 정치 과정을 통해 의사들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 주장은 잘못됐다, 2025년 의대 증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는 순간 공격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 정부, 의대 증원 총선용 카드 ‘나쁜 의도’”

―교수 시절부터 “필수의료 의사 부족과 고령화로 인한 수요를 고려했을 의대 정원을 최소 2500명, 최대 45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일환이죠. 의사들이 ‘대한민국은 의사가 부족하지 않으니 의대 정원을 늘릴 필요 없고, 건강보험 수가만 올려주면 돼’라고 이야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오랫동안 지속됐고, 저쪽에는 (의사) 10만명이 있고 이쪽에는 저 혼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대쪽으로 밀고 있으니까 더 세게 밀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그렇다고 2500~4500명 증원이 전혀 근거 없이 한 얘기는 아닙니다. 제가 해온 연구 결과, 근거가 되는 숫자를 도출한 것이죠.”

―정부의 증원 규모는 이보다 작은데도 저항이 거셉니다.

“학술적으로 어느 정도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과 실제 의사를 얼마나 늘려야 하느냐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죠. 이 정부의 가장 큰 오류는 학술적으로 계산된 숫자를 기계적으로 정책에 연결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 갈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배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독단적인 결정, 그것을 총선에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이죠.”

―20년 넘게 의사 사회는 의대 증원에 반대했습니다. 정부가 온건한 방식으로 증원을 모색했어도 의사들은 제 밥그릇을 지키려고 저항했을 것 같은데요.

“저도 그런 판단에 동의합니다. 이제 와서 의사들이 ‘만약 정부가 2천명 증원을 주장하지 않았으면 300명, 500명 늘리는 데 동의했을 거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지만 그건 핑계입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2천명, 3천명 증원할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게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2023년 10월7일) 직후부터입니다. 만약 의사들의 그런 주장이 사실에 가까운 것이었다면 본인들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증원 수준을 그 이후에 제시하고 얘기했어야 맞는 것이죠.”

“대형병원, 중환자·응급환자에 집중해야 하는데”

―의사들의 지금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지금 의사들은 의사 공급을 억제해 본인들의 독점권을 계속 강화하고, 그 독점권을 통해 자신들이 실제 만들어낸 가치보다 더 많은 소득을 가져가려는, 경제학에서 말한 ‘지대 추구’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입니다. 어느 집단에나 지대 추구라는 게 있으니 그 자체를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외국의 의사도 근로자 평균 소득 대비 3~5배 정도 벌거든요. 그러니 우리 의사들도 본인이 생산하는 가치에 어느 정도 플러스알파의 지대 추구는 용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 대한민국 의사는 7배, 8배를 벌고 있어요. 이건 너무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국민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 진료 대란을 겪고 있는데도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본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까지 무릅쓰는 행위인 거잖아요. 그런 과도한 지대 추구 행태는 비판받아야 합니다.”

―의사들은 ‘정부 방침처럼 의사를 늘리면 의료 수요가 더 확대돼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 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빨리 가기 위해 고속철도 차량을 만들어요. 그러면 당연히 철로도 그 속도와 무게를 버틸 수 있도록 개선하잖아요. 그런데 의사들의 지금 주장은 기본 인프라는 바꾸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고속철도가 시속 400㎞로 가면 철로가 부실해서 사고가 난다’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의사 수를 늘리면서 동시에 의료체계 개편을 실천하면 되는데 왜곡·낭비되는 현재 의료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의사만 늘린다고 가정하면서 ‘의료 시스템은 못 고쳐, 안 고쳐’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니까 불합리한 거죠. 의사들도 평소엔 ‘현재 의료 시스템이 왜곡돼 있고 의료체계를 고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를 하다가 의사 수를 늘리자는 얘기만 나오면 ‘의료비가 늘어난다’며 의료체계는 손도 못 대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현재 의-정 갈등은 지난 20여년간 누적하고 방치한 문제 때문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디부터 고쳐야 하나요?

“굉장히 복합적인 문제죠. 첫번째는 의료 전달 체계를 고쳐야 합니다. 대학병원은 중환자·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동네 병원이 중등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진료하도록 역할 분담을 해야 하는데 지난 수십년간 여러 시도가 있었음에도 정부는 이 문제의 규모가 너무 크니까, 또 의사들이 반대하니까 손을 안 댔어요. 의사들은 그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자기 밥그릇 놓치기 싫어 의료 전달 체계 개혁에 반대해왔죠.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비교적 전파력이 약한 바이러스가 크게 퍼져나간 이유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전국에서 환자가 다 찾아와 진료받고 돌아가 자기 지역에 메르스를 전파했기 때문이었어요.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의료 전달 체계 개선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했어요. 처음엔 일부 형식적으로 운영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졌어요. ‘문재인 케어’로 의료 보장성을 강화하면 비용 장벽이 낮아지니까 대형병원 쏠림이 심해질 게 뻔히 보였기 때문에 의료 전달 체계를 함께 개편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진 거죠. 거의 6개월 동안 논의를 했고 모두가 합의하는 것처럼 갔다가 마지막에 도장 찍어야 하는 단계에서 대형병원이 우린 도장 못 찍는다면서 다 반대로 돌아서면서 무산됐어요.”

―그때 합의의 핵심 내용이 무엇이었나요?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은 중환자를 진료하면 진료비를 더 주고, 경증 환자를 보면 진료비를 깎는다, 거꾸로 동네 의원은 경증 환자 보면 진료비를 올려준다는 내용입니다. 대학병원, 동네 의원이 자기 역량과 역할에 맞는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하고, 그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진료 수입은 유지해준다는 게 기본안이었죠.”

―왜 대형병원이 합의안에 도장을 안 찍은 건가요?

“대형병원들이 지금처럼 경증 환자 진료를 보고 있잖아요. (합의안을 시행하면) 그 환자를 (동네 병원에) 내줘야 하니까 아무리 정부가 중증 환자 진료비 올려 대형병원이 손해를 안 보게 해준다고 해도, 소위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 경쟁력을 가지고 자기 몸집을 계속 불리려고 한 거죠. 대형병원의 탐욕이 있는 거죠. 막판에 합의안이 나오고 진짜 도장 찍어야 할 때가 되니 탐욕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우리는 동의 못 해’ 이렇게 나온 것이죠. 많은 의사가 의료 전달 체계가 붕괴한 게 현재 (의-정 갈등) 위기의 근본 원인이고, 의대 증원이 해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의료 전달 체계가 붕괴한 게 정부의 책임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의료계의 책임도 상당 부분 있어요. 저는 절반의 책임은 병원과 의사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전달 체계를 개선하자고 할 때마다 결국 그들이 반대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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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비공개 연석회의가 열린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출입구에 의대 증원 반대 홍보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무정부적 의료 공급 체계, 비급여 진료 문제”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인가요?

“무정부적인 의료 공급 체계, 비급여 실손보험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병상이 제일 많은 곳이 경북 상주와 전남 해남입니다. 전국 평균의 3배쯤 돼요. 그런데 그 지역이 왜 의료 취약지냐? 큰 병원이 없기 때문에 응급환자·중환자는 지역 바깥으로 나가야 하고, 골든타임 놓치고 사망률이 높은 것이죠. 왜 그렇게 됐냐? 정부가 그냥 ‘의사 너희들이 알아서 병원 지어’라며 시장에 공급을 맡긴 거죠. 대도시에서 작은 병원은 경쟁력이 없잖아요. 그러니 작은 병원들을 올망졸망 늘리면서 병상 수는 전국 평균보다 많은 지역이 나타난 것입니다. 무정부적인 공급을 정부가 규제하지 않고 방치하니 이젠 수도권에 6600병상의 대학병원, 대형병원 분원이 만들어지는 극단적인 사태가 벌어지는 거죠. 수도권은 병상 공급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웬만하면 서울과 인천, 수원, 성남 등 대도시에 있는 큰 병원에 접근이 가능해 의료의 공급이 양호한 지역입니다. 그런데도 전국 각지에서 의사가 부족해 난리인 상황에서 의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66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수도권에 짓도록 정부가 허가하고 방치합니다. 인천 청라, 경기도 시흥과 남양주 이런 곳에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병원 등이 대개 700병상 규모로 분원을 8개쯤 짓고 있어요.”

―비급여 실손보험 문제는, 불필요한 치료를 부추기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건가요?

“개인 병원, 요양병원 가면 ‘실손 있으세요?’ 이렇게 묻고 비급여 진료를 하잖아요. 비급여 진료 대부분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손보험이 있으면 환자는 부담이 적어요. 반면 비급여 가격을 굉장히 높게 책정해 병원은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부추기는 거죠.”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요?

“가격 통제가 첫번째라고 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 행위로 얻는 이득이 5%면 비급여 진료로 얻는 이득은 10% 이렇게 통제하는 것이죠. 지금은 아예 제한이 없고, 이익이 (건강보험 진료에 견줘) 100%가 넘거든요. 그러니 대학교수 연봉이 2억원인데 개원의로 비급여 진료를 하면 5억원을 버는 거예요. 암 환자 등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려면 ‘기본적으로 받아야 하는 서비스 패키지가 있는데 상당 부분이 비급여’라며 비급여 진료에 동의하면 입원시켜주고 아니면 안 받아주는 게 현실이죠.”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서 지역인재를 선발하고, 일정 기간 지역에 근무하게 하는 지역필수의사제로 취약 지역의 의료 공백이 해소될 거라고 얘기합니다.

“그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요. 그 지역 출신을 뽑으면 지역 병원에서 수련받을 확률이 60~70% 높아져요. 통계적으로 거주 지역에서 수련받은 의사가 지역에서 계속 일을 할 확률은 80%쯤 돼요. 또 그 지역에서 10년쯤 일을 하고 나면 계속 남을 확률이 70~80% 되죠. 이런 식으로 중간에 약간의 로스(다른 지역 이주 의사)가 생기지만 이 제도를 마련하면 그 지역(의대)을 졸업한 의사가 지역에서 계속 환자를 진료할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그런데도 읍·면 단위의 의사가 부족할 때 그곳에 근무할 의사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문제는 남습니다. 도 수준에서 의사를 확보하는 건 지역인재전형이나 지역에 좋은 병원을 만드는 등의 장치로 대부분 해결이 가능해요. 그런데 읍·면 단위까지 내려가면 취약지가 생깁니다. 이곳에선 의무복무를 기반으로 한 인력 확충, 지역필수의사제 같은 제도를 활용해야 하는 거죠. 더불어민주당은 지역의사제, 공공의대가 당론이고 관련 법안을 이미 제출한 상태입니다.”

―다른 목소리를 내온 만큼 의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텐데요.

“굉장히 적대적이죠. 국회의원 되려고 동료를 배신한 사람 취급합니다. 그런데 현재 잘못된 시스템 때문에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고통받는 피해자, 약자가 내 눈에 보이는데 모르는 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행동합니다. 저는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주장을 하는 게 아닙니다. 지난 20년, 30년 동안 꾸준히, 조금씩 수위를 높이고 범위를 넓히면서 주장을 해왔는데…. 비난한다고 돌아갈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제까지 했던 내 얘기를 부정하고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 의대생, 휴진하는 동료·후배 교수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저는 의사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고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전문가로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선 환자와 국민에게 신뢰받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의사들은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에게 불신받는 투쟁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지금 투쟁이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의사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스스로 얻지 못하고, 되레 훼손하는 거꾸로 방식입니다. 국민도 상처받고 고통받았습니다. 의사들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제 사회적 화해에 나서야 할 시기입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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