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진실화해위 공직 채용 합격 직후 ‘개인정보 보호 요청’
법적 근거 없어…“변장 중단하든지 공직 내려놓든지”
지난 5월27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개시 3주년 기자간담회에 안경과 마스크를 쓰고 참석한 황인수 조사1국장.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안경과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가린 채 국회에 ‘변장’을 하고 나와 얼굴을 드러내라는 의원들의 요구를 끝내 거부했던 국정원 대공 3급 간부 출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황인수 조사1국장이 진실화해위 채용 합격 직후 ‘공직 채용후보자 개인정보 보호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인의 인물사진과 개인정보를 노출되게 하지 말아달라”는 요구인데, 진실화해위 내부는 물론 인사혁신처 역시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진실화해위가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황인수 국장은 별정직 고위나급 채용시험에 합격한 직후인 지난해 6월27일 진실화해위 위원장 앞으로 ‘공직 채용후보자 개인정보 보호요청’ 공문을 보내 “본인의 개인정보(서류와 사진)가 목적과 다르게 언론 등에 노출되면 예기치 못한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개인정보보호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황 국장은 그 이유로 “본인은 국가정보원 재직 시 수사 등 고유 업무활동을 하면서 해외에 체류 중이거나 해외를 출입하는 인물들의 협조를 받았다. 본인의 인물사진과 개인정보가 노출될 경우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이 특정되어 해외정보 기관으로부터 신체적·재산적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한 “합격자 발표 전 6월14일 한겨레신문 등 언론에, 합격자 발표 후 6월21일 MBC 라디오 등에 ①채용과 관련된 사항 ②향후 임용 시 제가 국가정보원 직원이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노출된 바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진실화해위가 윤건영 의원실에 제출한 황인수 국장의 ‘공직 채용후보자 개인정보 보호 요청’ 공문. 윤건영 의원실 제공

진실화해위 쪽은 26일 한겨레에 “당시 운영지원과에 공문을 접수했던 것으로 안다. 요청에 대한 효력 또는 해석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법적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뚜렷한 답을 하지 못했다. 인사혁신처는 “'공직 후보자 개인정보 보호 요청서'와 관련한 법령 및 인사 규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건영 의원은 26일 한겨레에 “고위 공직자로 일하겠다고 본인이 이력서를 내 자발적으로 취업해 놓고, 법적 근거도 전혀 없는 개인정보보호 요청서 뒤에 숨어 변장하고 공식적인 회의 석상에 나타나는 고위공직자의 행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고위공직자의 책무에도 벗어나는 것으로 변장을 중단하든지 본인의 직을 내려놓든지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진실화해위 한 관계자는 “임용을 3개월이나 앞두고 본인 사진을 내지 말라고 요구한 당당함과 자신감이 놀랍다. 황인수 국장은 내정을 넘어 김광동 위원장의 영입인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수 조사1국장은 19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소관 부처 업무보고에 출석해 신정훈 위원장이 “개인적 사유로 국회에서 마스크와 안경을 벗지 않는 건 법적 근거가 없다. 마스크와 안경을 벗을 것을 명한다”는 요구를 거듭 거절했다. 신정훈 위원장은 황 국장에게 “나가라”고 퇴장 조처한 뒤 더는 진실화해위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국회 행안위는 진실화해위에 대한 기관경고를 검토하고, 7월2일 소관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 김광동 위원장과 이옥남 상임위원, 황인수 조사1국장을 다시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889 불경기에 ‘비계 삼겹살’ 후폭풍까지…제주도, ‘관광 비대위’ 세웠다 랭크뉴스 2024.06.27
39888 볼리비아군 쿠데타 시도 실패…주도자 체포·군부 철수 랭크뉴스 2024.06.27
39887 천하람 “국민의힘, 상임위에서 민주당 전과기록 읽고 있더라” 랭크뉴스 2024.06.27
39886 북, '공중폭발'을 '탄두분리'로 왜곡하나…다탄두시험 성공 의문 랭크뉴스 2024.06.27
39885 원희룡 “윤 대통령은 하늘이 만들어···한동훈, 친분으로 장관” 랭크뉴스 2024.06.27
39884 "계약금 2배 주고 취소"…2주새 3억뛰자 분당 집주인 마음 바꿨다 랭크뉴스 2024.06.27
39883 입주 끝났는데 60%가 그대로…청산미룬 조합장 이제 정부가 고발 랭크뉴스 2024.06.27
39882 “피멍들게 때린 코치, 손흥민 친형이었다”…父와 피소 랭크뉴스 2024.06.27
39881 볼리비아군 ‘쿠데타 시도’…대통령궁 무력 진입했다가 회군 랭크뉴스 2024.06.27
39880 [단독] 손웅정 고소 학부모 “별의별 욕 보는 게 견딜 수 없었다” 랭크뉴스 2024.06.27
» »»»»» [단독] “난 국정원 출신” 진화위 국장, 사진 금지 공문 합격 직후 보내 랭크뉴스 2024.06.27
39878 '훈련중 음주' 피겨 선수, 이해인이었다…"성추행은 아냐" 주장 랭크뉴스 2024.06.27
39877 "와인은 두번째 아메리카노"…아침 7시에 문 여는 술집의 정체 [비크닉] 랭크뉴스 2024.06.27
39876 "집 있으면 손해" 0원에 집 판다…부동산 애물단지 된 日,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6.27
39875 中 다롄서 날아온 아들, 엄마 찾기 위해 DNA채취부터 했다 랭크뉴스 2024.06.27
39874 오늘부터 세브란스 무기한 휴진…사그라지지 않는 휴진 움직임 랭크뉴스 2024.06.27
39873 "이거 없인 못 살아"…아프리카 장악한 中 제품 세가지 뭐길래 랭크뉴스 2024.06.27
39872 아마존 시총 2조달러 돌파···리비안 23% 급등 랭크뉴스 2024.06.27
39871 북한군 포탄에 으스러진 손으로 그린 ‘숫자 7’ 랭크뉴스 2024.06.27
39870 "김수영 시인은 나를 아방가르드한 여자라고 좋아했어요" 랭크뉴스 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