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 공장에서 불이 나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또 대형 화재 … 1차전지 발화 참사에 불안 커져


잇따르는 전기차 사고 감안한 총체적 점검 시급

경기도 화성의 배터리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들이 참변을 당했다. 1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어제 오전 10시31분쯤 발생한 폭발성 화재는 순식간에 번졌고, 2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나왔다. 대다수가 외국인 근로자다. 이번 화재는 기후위기 속에 갈수록 산업적 비중이 커져 가는 전기에너지 관련 설비에서 발생해 그 심각성이 더하다. 앞으로 2차전지를 비롯한 배터리 공장을 증설해 가야 하는 상황에서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주변 배터리들에 번졌다. 당시 이 공장에는 3만5000개 정도의 배터리가 있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리튬전지의 경우 양극과 음극이 연결되면 불이 붙을 위험이 큰 데다 한번 발화하면 걷잡을 수 없이 주변 배터리로 옮겨붙는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충전 및 재사용할 수 없는 1차전지여서 전기차 등의 충전용 2차전지보다는 안정적이라고 하니 걱정이 더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지난해 50만 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화재 위험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기차의 화재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 4월 중국 산시성에선 중국제 전기차가 트럭을 추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2022년 6월 부산시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서부산요금소에서 톨게이트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은 국산 전기차에서 불이 나 2명이 차 안에서 숨졌다. 2020년 12월 서울 용산구에선 콘크리트 벽에 충돌한 테슬라 차량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구조대는 “전기차 배터리 진화가 가장 어려웠다”는 보고서를 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에 있는 리튬 메탈의 음극이 수분과 산소를 만나면 발열 반응을 하면서 불이 붙는데 이 과정에서 수소가스가 발생해 순식간에 불이 번진다고 설명한다. 진화하려고 물을 뿌리면 수분과 산소가 풍부해져 오히려 위험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배터리 생산 공정은 엄격하게 안전관리를 하는데 왜 이런 사고가 생겼는지 철저한 조사와 규명이 필요하다.

소방 당국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급격히 늘고 있는 배터리와 전기차에 대한 안전교육이 시급하다. 이번 같은 전지 공장 화재가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위험이 상존한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전기차 보급이 불가피한데 안전에 구멍이 뚫리면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심각해지는 전기 관련 산업의 안전 문제 양상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단은 1차전지와 2차전지 등 대형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현장 설비의 안전성을 신속히 점검하고 미비점 보완에 나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겠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937 1천만원 더 준대서 해지했는데… ‘보험 갈아타기’ 뒤통수 랭크뉴스 2024.06.25
38936 미국,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추가 조치 필요” 랭크뉴스 2024.06.25
38935 "450% 용적률 다 못 줍니다"…수그러든 신도시 장밋빛 재건축 전망 랭크뉴스 2024.06.25
38934 라이더 전용 공제보험 출시 “보험료 최대 32% 저렴” 랭크뉴스 2024.06.25
38933 한국, 미 국무부 인신매매 대응 평가에서 ‘1등급’···3년 만에 복귀 랭크뉴스 2024.06.25
38932 사망자 유족 눈물‥이 시각 장례식장 랭크뉴스 2024.06.25
38931 노소영 “최태원 SK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 철회 랭크뉴스 2024.06.25
38930 의료조력사 찬성 70% 달하지만… 연명 치료 중단 문턱은 높아 랭크뉴스 2024.06.25
38929 미, 한국 인신매매 대응 ‘1등급’ 분류…3년만에 최상등급 복귀 랭크뉴스 2024.06.25
» »»»»» [사설] 배터리 공장 화마에 20여 명 희생 … 철저한 규명과 대비책을 랭크뉴스 2024.06.25
38927 ‘무조건 1000원 빵집’도 두 손 들었다… 눈물의 폐업 랭크뉴스 2024.06.25
38926 “해외 교수 마다하고 30대에 들어왔는데, 연구비 0원"... 성장 체계 흔들리는 이공계 [이공계 성장 사다리 끊어진다] 랭크뉴스 2024.06.25
38925 "최태원 SK주식 처분 막아달라"던 노소영, 가처분 항고 취하 랭크뉴스 2024.06.25
38924 법무부, 태국인 K-ETA 한시면제 요구 사실상 '거부' 랭크뉴스 2024.06.25
38923 ‘방송3법’ 두고 법사위 여야 격돌···과방위·국토위도 열려 랭크뉴스 2024.06.25
38922 낸드플래시 생산량 확대에… 반도체 소재 업계 “바쁘다 바빠” 랭크뉴스 2024.06.25
38921 푸틴 “김정은은 언제나 기다리는 귀빈”···끈끈한 관계 강조 랭크뉴스 2024.06.25
38920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6%대 급락…마운트곡스 물량 쏟아지나 랭크뉴스 2024.06.25
38919 아이스크림 사다 '기겁'…슬금슬금 이렇게 올랐다니 '충격' 랭크뉴스 2024.06.25
38918 거짓말? 과장 화법?…트럼프 "머그샷 찍은 날, 고문당했다" 랭크뉴스 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