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충상 인권위원 성소수자에 혐오 발언
차별시정위 “유사 혐오표현 예방 권고” 의결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의 동성애자 혐오 발언과 관련해, 인권위가 인권위원장에게 ‘유사한 혐오 표현을 예방하기 위해 기관장으로서 적절한 조처’를 하라고 의견표명을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21일 인권위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차별소위, 위원장 남규선)는 이충상 상임위원을 피진정인으로 한 진정 사건에서 “피진정인의 해당 표현은 ‘혐오 표현’에 해당하므로, 향후 유사한 혐오 표현의 예방을 위해 관계기관의 장(인권위원장)에게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권고 내용은 △인권위 훈령 제353호 국가인권위원회 공무원 행동강령에 ‘혐오 표현의 금지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고 △인권위 구성원으로 하여금 연 최소 1회의 혐오 표현 예방 교육을 수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원의 발언으로 인권위원장이 인권위 권고를 받는 일이 벌어진 건데, 인권위 역사에서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한다.

진정인은 이 위원이 지난해 4월13일 인권위 상임위에서 ‘신병훈련소 인권상황 개선권고’의 소수 의견을 쓰면서 ‘게이는 기저귀를 차고 산다’는 내용을 담는 등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을 했고, 결정문 작성과정 중에 해당 내용을 삭제하였으나 이후 같은 해 6월에도 기자에게 해당 주장을 반복하여 남성 동성애자 인격권 침해 및 혐오 표현을 했다는 내용의 진정을 낸 바 있다.

현재 이충상 상임위원을 피진정인으로 제기된 진정은 모두 3건이며, 이 중 1건은 각하(진정 취하)됐는데, 인권위는 성소수자 혐오표현 관련 진정 사건을 병합하여 심의해 위와 같이 의결했다. 차별소위는 위원장인 남규선 상임위원 외에 원민경·강정혜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남규선 상임위원은 “이 결정과 관련해 아무 말씀도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고민정 의원은 21일 한겨레에 “송두환 위원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도를 넘는 막말과 혐오 발언으로 인권위를 무너뜨리고 있는 인물들이 차기 인권위원장을 넘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번 자료는 이들이 얼마나 무자격자인지 잘 보여줘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11시부터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 인권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관련 질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충상 상임위원은 문제가 된 혐오 발언이 허위가 아닌 객관적 진실이기 때문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아니라며 관련 발언을 보도한 한겨레신문과 소속 기자 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으나 지난달 29일 1심에서 패소했다.

한편 이충상 상임위원은 20일 오후 한겨레에 문자를 보내 “저는 인권위원장을 지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보다 인권위원장 적임인 분들이 계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18일 오후 한겨레와 직접 만나 “(인권위원장에 도전할) 생각이 있다”고 밝히고 이틀 만에 번복한 것이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인권위 안팎에서는 “그래도 이충상 위원은 인권위원장 도전을 포기할 리가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424 이재용·최태원·구광모, 잇따라 실리콘밸리로…"AI 리더십 잡아라" [biz-플러스] 랭크뉴스 2024.06.24
38423 러 "우크라, 미국산 미사일로 공격"‥120여 명 사상 랭크뉴스 2024.06.24
38422 김주형 1위 다툴 때…연막탄 터뜨리며 그린 난입한 그들 정체 랭크뉴스 2024.06.24
38421 습도 높아 체감온도 31도…‘사우나 더위’, 25일 잠시 주춤 랭크뉴스 2024.06.24
38420 전국 곳곳에 비…남부지방 벼락 주의 [출근길 날씨] 랭크뉴스 2024.06.24
38419 'VIP 격노설' 진술 갈려...공수처 "특검법 전까진 최대한 수사" 랭크뉴스 2024.06.24
38418 "병원 하나라도 무너져야"…교수 물러서자 학부모들이 강공 랭크뉴스 2024.06.24
38417 야간 주식 거래, 활성화되겠어?… 일부 증권사는 벌써 불참 의사 랭크뉴스 2024.06.24
38416 [인터뷰] 카뮈 전집 20권 개정판 내는 불문학자 김화영 랭크뉴스 2024.06.24
38415 '김호중식 꼼수' 공분‥'술 타기 처벌' 입법 시동 랭크뉴스 2024.06.24
38414 "상속세는 국가약탈세…자본이득세 전환해야 기업가치 올라간다" 랭크뉴스 2024.06.24
38413 “북한, 러시아에 포탄 백만 발 이상 전달”…트럼프 참모 “미군주둔비 올려야” 랭크뉴스 2024.06.24
38412 ‘92분 극장 동점골’ 독일, 스위스와 무승부···조 1위 16강 진출[유로2024] 랭크뉴스 2024.06.24
38411 與당권주자들, 초선의원 행사 일제히 참석해 지지 호소 랭크뉴스 2024.06.24
38410 힐러리 클린턴 “민주주의 지키기 위한 ‘전투’, 아직 패배하지 않았어”[인터뷰 전문] 랭크뉴스 2024.06.24
38409 바다 위 하늘의 말벌 ‘F/A-18 슈퍼호넷’…北침투 함재기로 마하 1.8로 날아가 정밀 타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6.24
38408 푸틴과 김정은은 왜 지금 같은 운전대를 잡았나 랭크뉴스 2024.06.24
38407 한동훈 '변화', 나경원 '무계파', 원희룡 '원팀'... 불붙은 與 당권 경쟁 랭크뉴스 2024.06.24
38406 지인이 몰래 차 몰다 사고…대법 "차주도 배상 책임" 랭크뉴스 2024.06.24
38405 정보부족 퇴직연금 가입자, 국민연금에 투자운용 맡길 길 열리나 랭크뉴스 202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