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직장인 임모(30)씨는 최근 인터넷은행에서 주마다 돈을 넣는 적금에 가입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해지했다. 달마다 넣는 다른 적금 상품에 비해 이율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따지고보니 실제 손에 들어오는 이자가 더 적었기 때문이다. 임씨는 “어차피 월급은 한 달 간격으로 들어오니 일주일씩 나눠넣을 이유가 없다”며 “표면적인 금리만 보고 가입했는데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내놓고 있는 ‘고금리 적금’이 사실상 저금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납입 조건을 복잡하게 만들어 실질적인 이자를 낮추고 착시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iM(아이엠)뱅크는 최근 시중은행 전환 기념으로 최고 연 20%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으로 ‘오픈런’까지 발생하며 신규 고객이 7배나 증가했지만 실상 고객에게 돌아가는 이자는 세후 최대 4만2416원에 불과하다. 최고 금리를 받으려면 60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입금해야 하고 납입 가능 금액이 1회 최대 5만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들에서도 비슷한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최고 금리 연 11%의 ‘데일리 워킹 적금’ 판매중인데 기본금리는 연 1%밖에 되지 않는다. 하루에 1만보 이상을 걸어야만 그날 넣은 돈에 대해 연 11%의 금리가 제공된다. 게다가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이 1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어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사실상 이자는 많지 않다. 가입 기간은 6개월이다.

카카오뱅크에서 인기몰이중인 ‘26주적금’ ‘한달적금’ 등도 마찬가지다. 각 연 5.5%, 7%의 높은 금리를 내세우지만 일주일 혹은 하루 단위로 납입하는 탓에 월 단위 적금에 비해 실질적인 이자는 훨씬 낮다. 심지어 자동이체를 하려면 연 이율 0.1%의 카카오뱅크 수시입출금통장을 이용해야 하거나 아예 자동이체가 불가능해, 손해보지 않으려면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고금리로 보이는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적금 금리가 3% 초중반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 역시 이달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연 3.67%로 지난달 초(연 3.71%)보다 0.04%포인트 떨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갖가지 적금 상품을 고안해내고 있다”며 “예금보다 은행 애플리케이션 접속을 유도하기 용이하고 실질적으로 지급하는 이자가 낮은 적금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413 [2025 R&D 예산] ‘24.8조+α’ 역대 최대…게임체인저 AI·바이오·양자에 집중 투자 랭크뉴스 2024.06.27
35412 연세의대 교수들 오늘부터 ‘무기한 휴진’ 돌입 랭크뉴스 2024.06.27
35411 신원 확인 사망자 17명…신원 미확인 시신 6구 남아 랭크뉴스 2024.06.27
35410 [사이언스카페] 개구리 멸종으로 내몬 곰팡이병, 사우나로 막는다 랭크뉴스 2024.06.27
35409 황운하 “임성근, 금수저보다 좋다는 만사형통 ‘건희수저’” 랭크뉴스 2024.06.27
35408 윤 장모 최은순씨 ‘요양급여 23억 환수’ 불복소송 각하 랭크뉴스 2024.06.27
35407 "거액 요구? 2차 가해" 펄쩍‥손웅정 "난 혹독 훈련 예고" 랭크뉴스 2024.06.27
35406 민주 “채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 국힘 불응하면 단독 진행” 랭크뉴스 2024.06.27
35405 [르포] "아들이 사망자 맞다네요"…이어지는 신원 확인에 유족들 오열 랭크뉴스 2024.06.27
35404 편의점에도 있는 감기약… 한약사가 파는 건 불법일까 합법일까 랭크뉴스 2024.06.27
35403 달러당 160엔, 38년 만에 최저치…85조 쏟아부어도 하락 못 막아 랭크뉴스 2024.06.27
35402 시진핑, 과학기술 사령탑에 최측근 앉혔다… 美 견제에 혁신 드라이브 랭크뉴스 2024.06.27
35401 어르신 10명 중 1명 치매… 가족은 실종경보 문자에도 가슴 철렁 랭크뉴스 2024.06.27
35400 [속보] 공수처, '이재명 피습 현장 물청소' 부산 강서서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4.06.27
35399 '제자에 부적절 편지' 교총 신임회장, 당선 일주일 만에 사퇴 랭크뉴스 2024.06.27
35398 공수처 '이재명 피습현장 물청소' 부산 강서경찰서 압수수색(종합) 랭크뉴스 2024.06.27
35397 박찬대 "탄핵 청원 20만 명‥국민 윤 대통령 더 참지 않아" 랭크뉴스 2024.06.27
35396 “매년 5만 원 내라고요?”…아파트 공지 논란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6.27
35395 "제자 불륜설, 잡아 죽이라더라"…팝핀현준, 분노의 고소장 공개 랭크뉴스 2024.06.27
35394 “저한테 미친 여자라 그랬죠?”…의협회장 다시 부르더니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