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기헌 의원, 국가유산청 자료 분석
강원도 양구군서 주로 폐사···원인은 ASF 차단 울타리
3월13일 강원 양구군 산양·사향노루센터에서 올겨울 폭설로 고립·탈진했다가 구조된 산양들이 쉬며 기운을 회복하고 있다.

[서울경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천연기념물 산양 1022마리가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 서식하는 산양의 절반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개월간 1000마리가 넘는 산양이 폐사했는데도 천연기념물 보호.관리 주체인 국가유산청은 관계부처들과 대책회의 한 번 갖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산양은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으로, 국가유산청과 환경부의 보호·관리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천연기념물 산양 멸실신고 내역’을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폐사한 산양의 수는 총 1022마리로 집계됐다. 환경부가 국내 서식 산양을 약 1600여 마리로 추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산양의 절반 이상이 숨진 셈이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폐사체가 확인된 곳은 강원도 양구군으로, 총 316마리가 발견됐다. 이어 화천군(264마리), 인제군(164마리), 고성군(102마리)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의원은 ”이들 지역은 이번 산양 대규모 폐사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가 집중 설치된 곳“이라며 ”지난 겨울 폭설로 산양의 먹이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ASF 차단 울타리로 산양 이동에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설악산국립공원 일원(인제·고성·속초)에서는 6개월간 346마리, 울진·삼척 일원에선 68마리가 폐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6마리 △2020년 97마리 △2021년 46마리 △2022년 50마리 △2023년 95마리 △2024년 5월말 996마리로 확인됐다. 지난해까지 두 자릿수를 유지했으나 올해 5월 말 996마리로 급증했다.

이에 이 의원은 ”ASF 차단 울타리가 본격적으로 설치된 2019년 이후부터 산양의 폐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며 ”국내 산양 서식 개체 추정지 1600여 머리를 기준으로 보면 AFS 차단 울타리 설치 후 산양 80.6%가 폐사한 것으로 말 그대로 멸종에 가까운 상태에 이른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계령 도로변 광역울타리 주변에서 산양 한 마리가 탈출구를 찾느라 애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관할부처인 국가유산청과 환경부는 부처 간 협업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이 환경부에 보낸 협조 공문은 지난 3월29일 보낸 ‘천연기념물 산양 폐사 관련 협조 요청’ 1건이다. 국가유산청은 해당 공문에서 “우리 청에서는 평소보다 산양 먹이를 2배 이상 제공하는 등 구호조치를 위하고 있으나 3월까지 폐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경부가 설치한 ASF 울타리가 산양 폐사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언론보도도 잇따르고 있다”고 적었다.

이에 이 의원은 ”천연기념물 보호관리 주무부처인 국가유산청이 마땅히 해야 할 고심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이 환경부만 바라보고 있다간 돌아오는 겨울에도 산양의 떼죽음은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며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환경부가 개최한 멸종위기 포유류 산양 보호를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에 국가유산청은 참석하지 않았다.

2월22일 강원 인제군 북면 미시령에 폭설이 내린 가운데 눈 속에 산양 한 마리가 갇혀 있다. 사진=인제군 제공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581 일본서 조심!…보도에서 전동여행가방 몰다 무면허운전 첫 단속 랭크뉴스 2024.06.27
35580 계단 돌진하더니 와장창…200만원씩 타가던 주무관의 추락 랭크뉴스 2024.06.27
35579 대통령실, 김진표 회고록에 “멋대로 왜곡…개탄스러워” 랭크뉴스 2024.06.27
35578 "누군가 쓰레기에 불붙여 던져" 고층 아파트서 신고 랭크뉴스 2024.06.27
35577 사직 전공의들, 수련병원에 "사직 인정하고 퇴직금 달라" 소송 랭크뉴스 2024.06.27
35576 현충일에 노숙인 살해한 30대男, 사전 답사까지 했다 왜? 랭크뉴스 2024.06.27
35575 윤 대통령 '문고리' 강의구, 격노설 당일 임기훈과 6차례 통화 랭크뉴스 2024.06.27
35574 "상간녀랑 살 거니까 당장 내 집서 나가”…불륜 들킨 남편의 ‘적반하장’ 랭크뉴스 2024.06.27
35573 ‘북러 협력 대응’ 러 선박 4척 등 독자제재…외교부, “실수 말라” 경고 랭크뉴스 2024.06.27
35572 김진표 "尹, '이태원참사 조작가능성' 언급"…대통령실 "멋대로 왜곡"(종합) 랭크뉴스 2024.06.27
35571 "망하게 해줄까" 치킨집 갑질 공무원, 대구 중구청 '뒷북' 고발 랭크뉴스 2024.06.27
35570 화성 화재 사망자 23명 모두 신원확인…“압수물 분석 중” 랭크뉴스 2024.06.27
35569 [단독] ‘채상병’ 이첩 문제삼던 군, ‘훈련병 사망’ 이첩엔 “잘한 것” 랭크뉴스 2024.06.27
35568 "나라 지키다 돌아가신 분만…" 안산 아리셀 분향소서 파출소장 구설수 랭크뉴스 2024.06.27
35567 'BTS 입대' 미리 알고 주식 팔았다…2억 손실 피한 하이브 직원들 결국 랭크뉴스 2024.06.27
35566 피겨 이해인 “성추행 아냐···부모 반대로 헤어졌다 비밀 연애” 랭크뉴스 2024.06.27
35565 대통령실 "멋대로 왜곡, 개탄스럽다"… '尹 이태원 조작설 거론' 주장 정면 반박 랭크뉴스 2024.06.27
35564 밀가루 이어 설탕도 '백기'…빵·아이스크림값 내릴까 랭크뉴스 2024.06.27
35563 숨진 41살 쿠팡 기사 “개처럼 뛰고 있어요”…밤샘 주63시간 노동 랭크뉴스 2024.06.27
35562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마무리…야 5당,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 랭크뉴스 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