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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직장인 이모씨(36)는 주말을 맞아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뒤 상온에 뒀다 몇 시간 안에 음식이 모두 상한 경험을 했다. 먹고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하기 전 잠깐 식혀놓으려 했으나 다른 급한 일에 신경쓰느라 잊고 장시간 방치해 버린 것이다. 이씨는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에 아깝지만 상한 음식은 모두 버렸다”며 “음식이 쉽게 변질되는 여름엔 보관할 음식은 미리미리 따로 덜어서 냉장고에 넣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식중독은 유해 물질이 함유된 음식물을 섭취해 생기는 질환으로, 특히 여름이 되면 높은 온도와 습한 기후 때문에 세균과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해져 위험이 커진다. 보통 세균에 오염됐거나 세균이 만들어낸 독성이 남아있는 음식을 먹은 뒤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12시간 후 증상이 나타난다. 체내에 들어온 독소를 몸에서 빨리 제거하기 위해 구토·설사·복통 등이 발생하는데, 독소가 소화관 위쪽에 있으면 구토, 아래쪽에 있으면 설사를 통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이런 소화기 증상 외에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면 온몸에 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부 세균은 체내에서 독소를 만들어내 신경마비·근육경련·의식장애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개 하루 이틀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2일 이상 계속돼 하루에 6~8회의 묽은 변을 보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또는 하루 이상 소변이 나오지 않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서둘러 병원에 가야 한다.

만일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구토가 심한 환자는 옆으로 눕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환자의 구토물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일회용 장갑 등을 사용해 닦아내고 별도의 비닐봉지에 넣어야 하며, 가능하면 가정용 락스 등으로 소독해 2차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설사를 할 경우 우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신형식 대전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사제 등 설사약은 함부로 복용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지사제가 설사를 통해 자연적으로 외부에 배출되는 세균이나 세균성 독소 등의 배출을 막아 몸속에 쌓이면 더 심각한 증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더운 날씨에는 조리한 음식을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먹고 남은 음식은 실온에 두지 말고 냉장 보관한다. 다시 먹을 때는 재가열 후 먹어야 하며 변질의 우려가 있는 음식은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폐기하는 것이 좋다. 신형식 교수는 “익히지 않은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특히 생선회나 조개류를 섭취할 때는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며 “해수에 서식하는 장염 비브리오균이 어패류를 오염시켜 식중독의 발생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야외에서 먹기 위한 도시락을 준비할 때는 관리가 잘 된 조리기구를 사용해야 식중독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육류와 어패류 등을 취급한 칼과 도마를 과일이나 채소류에 사용할 경우 교차오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또 야외에서 오랜 시간 노출된 음식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개인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식중독의 약 70% 정도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나 외출 후 귀가했을 땐 반드시 손을 씻고 특히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먹기 전에는 더욱 신경써야 한다. 비누 또는 손 세정제를 사용해 30초 이상 꼼꼼하게 씻고 흐르는 물로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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