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4시간 가동 작업장서 밤샘·휴일 근무
작업 속도 높이려고 기계 안전장치 빼
이탈리아 법원, 1년간 업체 감독하기로
지난 3일 스코틀랜드의 크리프에 위치한 드럼몬드 성에서 열린 2025년 디올(디오르) 크루즈 패션쇼에서 한 모델이 디올의 가방을 들고 나오고 있다. AFP 연합뉴스

크리스챤 디올(디오르)의 명품가방이 하청업체의 노동 착취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하청 업체의 노동 착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300만원대의 가방 원가도 8만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디올 이탈리아 지사의 가방 제조업체 디올에스아르엘(SRL)에 대해 ‘사법행정 예방 조치’를 명령하고, 1년간 업체를 감독할 ‘사법행정관’을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디올에스아르엘은 중국 하청업체의 노동 착취를 방치·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법원은 특정 회사가 하청업체를 포함한 제3자의 불법적 사업 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는 경우 판사에 의해 일시적으로 관리를 받게 통제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이 12일 공개한 34쪽 분량의 판결문을 보면, 디올에스아르엘은 “하청 업체의 실제 근무 조건을 확인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채택하지 않았으며 수년간 하청 업체에 대한 주기적인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판결문에는 디올 가방을 만드는 하청 업체 4곳의 노동 실태 조사 결과도 담겼다. 하청 업체는 불법 체류자를 고용했고 노동계약서를 제대로 쓰지 않은 노동자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자들은 생산 라인을 24시간 가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작업장에서 자야 했다. 또 전력 사용 내역을 조사한 결과, 노동자들은 밤샘 근무와 휴일 근무 등 장시간 노동을 이어왔다. 게다가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에서 안전장치를 제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모델 코드 ‘PO312YKY’의 가방을 예시로 들어 하청 업체들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 디올에스아르엘에 53유로(약 7만8500원)로 가방을 공급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디올은 이 가방을 자사 매장에서 원가의 약 49배에 이르는 2600유로(약 385만원)로 판매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은 이탈리아 패션 기업들 사이에 (이런) 규정 위반이 단발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익 추구를 위해 체계적이고 고착화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적었다. 지난 4월에도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올에스아르엘과 동일한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534 “리뷰 조작 없다” 쿠팡, 이번엔 ‘5대핵심증거’로 반박 랭크뉴스 2024.06.14
34533 에어인천, 국내 2위 화물운송 항공사로…대한항공 '메가캐리어' 10월 출범 랭크뉴스 2024.06.14
34532 반발에 놀랐나… 서울의대 교수들 “중증·희귀질환 환자께 죄송” 랭크뉴스 2024.06.14
34531 [일문일답] 과기정통부 “제4 이통 경매부터 재시작… 제도 보완 위해 연구반 가동” 랭크뉴스 2024.06.14
34530 조국 "이화영 유죄라 이재명 기소? 공범들 유죄인데 김여사는‥" 랭크뉴스 2024.06.14
34529 채 상병 특검·국조 쌍끌이로 띄운다... 민주당, '2특검+4국조'로 대여공세 정비 랭크뉴스 2024.06.14
34528 집단휴진 불참 선언 의사단체 속출…서울의대 교수 '휴진 강행' 랭크뉴스 2024.06.14
» »»»»» 노동 착취 산물 ‘디올백’…원가 8만원을 300만원에 팔아 랭크뉴스 2024.06.14
34526 아내에 성인방송 출연 ‘협박·감금’ 전직 군인 징역 7년 구형 랭크뉴스 2024.06.14
34525 이재명, 기자들 향해 “검찰 애완견처럼 열심히 왜곡·조작” 랭크뉴스 2024.06.14
34524 [속보]尹 “우즈벡과 고속철 수출 계약”…KTX 도입 20년 만 첫 수출 랭크뉴스 2024.06.14
34523 대북송금 의혹 정면돌파 나선 이재명 "희대의 조작사건" 랭크뉴스 2024.06.14
34522 "이게 17억?" 신축 아파트 발칵…각집마다 하자 150건 쏟아졌다 랭크뉴스 2024.06.14
34521 김건희 여사 조사 속도내는 검찰…대통령실 ‘여사팀’ 부른다 랭크뉴스 2024.06.14
34520 “외국인은 돈 더 내” 이중가격제 확산하는 일본 랭크뉴스 2024.06.14
34519 "靑 요청에 김정숙 타지마할 일정 추가…예비비 규정위반 77건" 랭크뉴스 2024.06.14
34518 집단휴진, 분만·응급실 등 제외…환자·병원노조 “휴진 철회해야” 랭크뉴스 2024.06.14
34517 [속보] 韓, 우즈벡에 2700억원 고속철 수출…첫 해외 수출 랭크뉴스 2024.06.14
34516 KTX, 실크로드 달린다…尹순방 계기 고속철 수출 최초 성사 랭크뉴스 2024.06.14
34515 퇴근시간 양수 터진 임신부…대전판 ‘모세의 기적’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