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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인사하고 있다. 윤운식 기자 [email protected]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6.11) 아침 가장 큰 뉴스는 어제밤에 국회에서 통과된 △국회 11개 상임위원장 민주당 단독 선출(6곳)과 △권익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종결(5곳)입니다. 또 △의협 집단휴진에 정부 진료명령 강경책(3곳) △남북 확성기 중단 등 일단 숨고르기(2곳) △유럽의회 선거 우경화(2곳) 등이 주요한 기사로 1면에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김건희 여사 명품백 6개월만에 종결

② 시선, 클릭!
- 저녁 운동이 더 낫다
- 종부세 중과세 99.5% 줄어
- 바이든 맹추격, 미 대선 오리무중
- 유럽의회 극우 약진

③ Now and Then : Carl Goes Up(영화 ‘UP’ OST, 2009)

① 차이의 발견

# 권익위, ‘명품백’ 의혹 ‘종결’ 처리

1. 6개월 만에 “제재규정 없다”

- 지난해 12월19일 참여연대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최재영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권익위에 신고했습니다. 2022년 6월과 9월에 명품 향수(180만원 상당)와 명품백(300만원 상당)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 이후였습니다.

-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관련 신고를 받으면 90일 안에 처리하도록 돼 있습니다. 권익위는 이 조사시한을 연장했습니다. 참여연대에 처리 기한 연장을 통보하며 “쟁점이 있다”고만 밝혔을 뿐, 그 쟁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 그리고 어제(10일) “대통령 배우자는 청탁금지법상 제재 규정이 없다”며 종결 결정했습니다.

2. 의문점

1) 이제 공직자 배우자는 480만원까진 받아도 되나?

-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한번에 100만원이 넘거나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대통령의 직무엔 아무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런데 ①왜 대통령과 직무관련성이 없는지, ②윤 대통령이 가방 수수 사실을 알았는지, ③이후 규정에 따라 ‘신고의무’를 다했는지 ④가방은 받은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처리됐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2) 6개월간 뭘했나?

- 윤 대통령 부부를 직접은 물론 서면으로도 조사한 적도 없어, 권익위가 이 문제를 놓고 어떻게 조사했는지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권익위 발표를 보면, 권익위 조사는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한 뒤, ‘직무연관성’을 살피는 정상적인 순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수수’와 ‘직무 관련성 없음’ 논리를 세우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도 ‘규정 없음’으로 처리했고, 그 이유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결론을 내리는데 6개월이 필요했을까요. 신고(2023년 12월) 이후 법정시한(90일) 안에 발표하자니,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연기한 것으로밖에는 해석되지 않습니다.

3) 출국하자 발표, 우연인가?

-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마지막 순방이 네덜란드였고, 12월15일 귀국했습니다. 그리고 참여연대가 12월19일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6월10일 오전에 6개월 만에 다시 순방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이날 오후에 권익위가 ‘종결’ 처리했습니다. 마음 편히 다녀오시라는 건가요.

3. 특검 이유 쌓는다

-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의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권익위의 이번 조처는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 국민권익위원회가 아니라, 대통령부부권익위원회라는 지탄도 일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임명된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서울법대 79학번 동기입니다.(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서울법대 79학번 동기들을 주요 요직에 많이 임명했는데, 이외에도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이완규 법제처장,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부위원장),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등이 있습니다.)

-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만, 아마 임기가 두어달 남은 이원석 검찰총장 시기에 김 여사 소환조사 등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또 검찰이 이번 권익위와 비슷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보이고, 그 경우 국민들의 의혹과 불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 이처럼 국가기관이 윤 대통령 부부를 지키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특검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오히려 더 쌓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에코백 들고 출국한 김건희 여사

- 오랜만에 해외순방에 나선 김건희 여사가 이날 비행기 트랩에 올라 인사할 때, 손에 천으로 만든 에코백을 들고 있었습니다. 에코백에는 ‘Bye Bye Plastic Bags’라고 쓰여 있습니다.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이번 사안이 아니어도, 많은 이들에게서 이런 점을 문득 느낄 때가 자주 있습니다. 좋은 말이나 선행을 하고 있는데, 실제론 그 메시지보다 그런 메시지를 전하는 ‘자신’을 더 내세우려는 경우입니다.)

- 잘 이해가 안 됩니다. ‘명품백’ 때문에 그 난리가 났고, 또 오늘 권익위의 ‘명품백 처리’ 발표 사실도 알고 있었을텐데, 이 에코백을 ‘전시’하면, 사람들이 김 여사를 기특하다고 생각할 것이라 짐작한 걸까요.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명품백’ 연상 효과만 더 불러일으키거나, ‘위선’, ‘포장’ 이미지만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왜 이를 아무도 말리지 않았을까요. 대통령 부인을 담담하는 제2부속실이 없다고 하지만, 부속실에 영부인 보좌팀이 별도로 있을 뿐 아니라, 부속실 전체가 대통령과 영부인을 분리해서 움직이지 않을 테고, 또 시민사회수석실에는 오랫동안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해온 정호성 비서관도 있는데 말입니다. 이들도 아무런 생각을 못했던건지, 생각을 했지만 말리지 못하거나 말도 꺼내지 못한건지. 둘 다 문제입니다.(비단 대통령실 같은 공공조직 아닌, 작은 민간조직이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기업에서도 ‘나의 의도’보다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생각하는 게 우선이어야 합니다. 어리석은 이들은 늘 문제가 터지면,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골방에서 혼자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 의미없는 말입니다. 상대방 의사에 맞춰 거기에 그대로 따르는 건 ‘눈치보기’이고, 행동에 앞서 상대방의 마음을 예측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 예측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중요한 자리에 앉아선 안되고, 아예 무시하는 사람은 공적인 일을 해선 안 됩니다.)

5. 언론보도

- 대부분 신문들이 오늘 아침 이 기사를 1면에 싣고, 안쪽면에 해설 기사도 실었습니다. 중앙일보(10면)와 조선일보(12면)만 뒤쪽 면에 다소 간략하게 보도했습니다.

1) 기사

경향 = 결국 ‘배우자’는 명품백 받아도 된다는 권익위(1면 톱)

한겨레 = 권익위, 김건희 명품백 의혹 “제재규정 없다” 종결(1면)

‘명품백’ 116일 끌다 손털어...“대통령 부부 봐주기” 비판 일어(6면)

한국 = 권익위 “명품백 의혹 제재 규정 없다”(1면)

대통령 직무관련성 대통령 기록물 결론없이 검찰에 공 넘긴 권익위(6면)

동아 = 권익위 “金여사 디올백 제재규정 없어” 조사 종결(1면)

174일 끌다 ‘디올백 조사 종결’…野 “특검 필요”(4면)

중앙 = 권익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종결 처리…“공직자 배우자 제재규정 없다”(10면)

조선 = 김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권익위 “제재 규정 없다”(12면)

경향신문은 1면 제목부터 사설 느낌이 나는 주관적 ‘메시지’를 강하게 담았고, 다른 신문들은 모두 ‘제제규정 없다, 종결’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드라이하게 전하다보니 제목이 다 똑같습니다. 다만 안쪽 기사나 제목에서 한겨레는 참여연대 등을 인용해 “대통령 부부 봐주기”, 한국은 ‘결론없이 검찰에 공 넘긴’, 동아는 ‘174일 끌다’ 등의 제목으로 이 기사를 바라보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중앙과 조선은 모두 권익위 발표를 전하는 형태로만 처리했는데, 중앙은 5단, 조선은 1단으로 간략하게 보도했습니다.

2) 사설

- 한겨레와 경향만 관련 사설을 썼습니다.

한겨레 = 김 여사 6개월 만의 출국 당일 면죄부 준 권익위

경향 = 김건희 명품 백 면죄부 준 권익위, 존재 이유 없다


## 국회 상임위 ‘반쪽’ 선출

- 이날 국회 원구성을 놓고, 법사위 운영위 과방위원장을 서로 차지하겠다며 여야가 다퉈 결국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 11개 상임위원장만 국회 본회의에서 먼저 선출하게 됐습니다. 이날 국회 투표와 개표는 밤 10시 넘어까지 진행됐습니다. 4개 언론사가 관련 사설을 썼습니다.

한겨레 = 강대강 대치 상임위원장 '반쪽' 선출, 여야 절충점 찾아야

동아 = 민주당은 승자독식 무리수,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보이콧

조선 = 한 정당의 국회 점령과 독재는 결국 부메랑 될 것

중앙 = ‘이화영 유죄’ 침묵 이재명 대표, 법사위는 방탄 철벽 쌓나

- 한겨레와 동아는 양비론적 제목이고, 조선과 중앙은 민주당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본문에서는 ‘여당의 국회 보이콧’을 함께 비판하고 있습니다.



② 시선, 클릭!

# 저녁 운동이 더 낫다



## 종부세 중과세 99.5% 줄어


### 바이든 맹추격, 미 대선 오리무중


#### 유럽의회 보수색채 짙어져


③ Now and Then

북한의 ‘오물 풍선’으로 온나라가 긴장 상태입니다. 풍선은 늘 동심을 불러일으키거나, 흥겨운 생일파티의 뒷배경이곤 했는데, 이젠 ‘풍선’이라면 ‘대북 전단’이나 ‘대남 오물’을 떠올리게 되니 슬픈 일입니다.

또 1990년대에는 아이돌 팬들이 그룹마다 각기 다른 자기 색깔의 풍선을 갖고 콘서트장에서 흔들곤 했습니다. H.O.T.는 하얀색, 젝스키스는 노란색, god는 하늘색, S.E.S.는 펄보라, 핑클은 펄레드 식이었습니다. 하얀색 북한 ‘오물 풍선’의 또다른 피해자는 H.O.T인가요.

어릴 적 구멍가게에서 숫자뽑기로 길죽하거나 통통한 풍선을 골라 후후 불면서, 누구나 한번쯤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나르는 꿈을 꾼 적이 있을 겁니다. 다섯손가락의 ‘풍선’(1986) 가사(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도 이런 동심을 추억하는 노래입니다.

오늘 영상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업’(UP, 2009)입니다. 78살의 칼 프레드릭슨은 소꿉동무였던 엘리와 결혼해 한평생 동물원 풍선판매원으로 살아오다, 아내 엘리가 세상을 떠나 혼자 남게 됩니다. 활달했던 아내는 젊어서부터 늘 남아메리카 탐험을 떠나고 싶어했지만, 여의치 않아 꿈으로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집 주변이 개발돼 건설업자로부터 집 팔라는 압박에 시달리는데다, 세상 떠난 아내의 사진첩에서 뒤늦게 메모(‘모험을 하게 해줘서 고마워. 그럼 이제 새로운 모험을 즐겨봐!’)를 발견하고선 집에 풍선을 매달아 통째로 남아메리카로 날아갑니다. 말 그대로 동화입니다. 둘째 아이가 어릴 때, 이 CD를 마르고 닳도록 보는 바람에 장면장면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풍선’이란 이렇게만 기억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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