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연석회의가 열린 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채혜선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총파업(집단 휴진)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5일 의대 교수 단체들과 연석회의를 열고 대정부 투쟁 방식을 논의했다. 의협이 전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투표는 시작 하루 만에 투표율이 40%에 육박했다.



‘큰 싸움’ 예고한 의협, 9일 투쟁 방향 공개
의협은 이날 낮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제3차 비공개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선 집단휴진 방식이나 정부가 전날(4일) 발표한 전공의 사직서 수리 방침 등에 대한 대응 전략이 논의됐다고 한다. 의협은 전날 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내린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 등을 철회한다고 밝히자 “의대 증원 절차 전면 중단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위해 의협이 앞장서서 ‘큰 싸움’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라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는 1시간 30분간 이어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의료 정상화를 위해 하루가 급한데 정부는 이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이 확인됐다”며 “이제 의협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기로 (이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나 의대 교수뿐 아니라 개원의·봉직의 등 전 직역 의사가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며 “정부에게 각 직역이 많은 방법으로 호소했으나 정부는 중단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의협은 오는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구체적인 투쟁 방향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의협은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오는 7일 정오까지 회원 13만 명을 대상으로 집단 휴진 관련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의협은 투표에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느냐’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한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느냐’고 묻고 있다. 찬반 비율이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이날 오후 5시 기준 5만437명(39%)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이사는 “의협 역사 120년 중 회원의 민의·총의를 모으는 투표에 가장 놀라운 만큼 압도적인 숫자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의협 측은 ‘큰 싸움’이 뜻하는 정확한 투쟁 방식은 밝히지 않고 있다. 내부에선 전면 휴진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보안상 이유로 내부에서 논의 중인 내용은 외부에 공개할 수 없지만 정부의 입장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보다 강력한 투쟁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의협 관계자는 “날짜나 방식은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할 테지만 전면 휴진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투표에 참여했다는 한 4년 차 전공의는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을 못 하게끔 한다는 전날 발표 뒤 이번에 정말 끝을 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원의 사이에선 집단 휴진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40대 A씨(전문의)는 “휴진은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며 “병원장들이 휴진에 따른 손실을 감당하면서까지 (의협 집단행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때도 개원의 참여율은 10%대에 그쳤다.

한편 정부가 집단 사직한 전공의와 관련한 각종 명령을 철회한 당일(4일)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 출근한 전공의는 1021명(전체 7.4%)이다. 이는 지난 3일(1013명)보다 8명 늘어난 수치다. 전체 전공의 1만3756명 가운데 나머지 92.6%가 여전히 복귀하지 않은 것이다.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사직서를 낸 전공의 4명 가운데 1명이 복귀했고 3명의 사직서가 이날 처리됐다. 서울 ‘빅5’ 병원 관계자는 “복귀한 전공의가 1명에 불과하다. 다들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복귀하는 전공의가 다시 집단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라며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847 [단독] 연봉 1위인데...인천보다 인상률 낮다며 파업했던 서울버스 노조 랭크뉴스 2024.03.28
39846 하루 1개 문 닫는 어린이집…서울시, 600곳 ‘동행’ 지정해 폐원 막는다 랭크뉴스 2024.03.28
39845 여당,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한 간호법 재발의···간호협회는 “이번엔 통과를” 랭크뉴스 2024.03.28
39844 서울 버스 파업 11시간 만에 정상화…퇴근길은 무사히 랭크뉴스 2024.03.28
39843 신라시대 철갑기병, 3800장 미늘 엮은 갑옷·투구로 중무장 랭크뉴스 2024.03.28
39842 검찰의 불법 자백? ‘윤석열 검증’ 압수폰 촬영본 “삭제하겠다” 랭크뉴스 2024.03.28
39841 반전 또 반전…한미약품 경영권 '형제 승리' 랭크뉴스 2024.03.28
39840 ‘테슬라 스펙’ 맞먹는 샤오미 첫 전기차···빅테크 성공·중국 패권 ‘두 토끼’ 잡을까 랭크뉴스 2024.03.28
39839 한미-OCI그룹 통합 무산…뿔난 소액주주, 형제 손 들어줬다 랭크뉴스 2024.03.28
39838 ‘장애 비하’ 국회의원들 “배상책임 없다”는 법원…화해도 권유 랭크뉴스 2024.03.28
39837 한미 형제 “주주들의 승리...어머니와 여동생 함께 가겠다” 랭크뉴스 2024.03.28
39836 서울 시내버스 파업 철회…전 노선 정상운행 랭크뉴스 2024.03.28
39835 여긴 4%P, 저긴 17%P 차이…'명룡대전' 혼돈의 여론조사 랭크뉴스 2024.03.28
39834 제주서 감귤 쪼아먹은 새 수백마리 떼죽음… “주사기로 농약 넣어” 랭크뉴스 2024.03.28
39833 서울 시내버스 노사 합의…"퇴근길은 버스타고" 랭크뉴스 2024.03.28
39832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 "급한가 보다‥안 들은 걸로" 랭크뉴스 2024.03.28
39831 별풍선으로 2억 벌고 세금 0원…'청년창업' 유튜버·BJ 논란 랭크뉴스 2024.03.28
39830 ‘1원 보내고 입금자명에 110,000원’…택시기사 등친 중학생 랭크뉴스 2024.03.28
39829 “공짜로 태워드려요” 버스 파업날 아침, 빛났던 의인들 랭크뉴스 2024.03.28
39828 [총선] 한동훈, 서울 강북 집중 유세…“이-조 범죄연대 심판이 민생” 랭크뉴스 202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