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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라인 야후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다른 영부인 논란을 끌어와 여론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는 ‘수사가 미진할 때 추진해야 ’한다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반대 논리와 모순돼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같은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당론 채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진상조사, 실체 규명을 위해 그간에 제기된 의혹들을 총망라하고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들도 수사대상으로 하는 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국정농단”이라며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먼저 김 여사의 인도 방문 과정에 대한 의혹을 특검 사유로 꼽았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첫 배우자 단독외교’라고 표현했던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이 결국엔 셀프초청, 혈세관광, 버킷리스트 외유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공분을 사고 있다”며 “인도 방문 당시 김정숙 여사는 특별수행원 자격이었다는 것이 명단 공개로 확인됐다. 단독 외교가 아닌 명백한 셀프 초청”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예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련 입장을 묻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한 마디로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 사인으로 있었을 때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김정숙 여사 특검은 대통령 부인으로, 영부인으로 재직할 때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특검은) 검찰 수사가 미진할 때도 하지만 권력형 범죄에서도 한다”며 “이 사건은 (대상이) 대통령 부인이기 때문에 특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배현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중간 기자들과 만나 “국가 최고 권력자의 지시에 의해서 이뤄진 직권남용 혐의인지, 국가 최고경영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이 국고 손실에 연루돼 공범과 정범 혐의가 있는지 국민의 시선으로 바라다보려면 특검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한다”며 윤 의원에 힘을 보탰다.

당 안팎에서는 김건희 여사,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반대한 논리와 모순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반대하며 특검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진할 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김정숙 여사의 인도 순방과 관련한 의혹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1차장 산하에 배당돼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중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론 수사를 먼저 지켜보고 그 다음 순서로 미진한 것이 있으면 특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수사가 미진하거나 문제가 있었을 때는 특검으로 가야 된다”며 “(특검법안에) 사인(공동발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비대위 비공개 회의석상에서는 특검 대신 권익위원회에 신고하거나 감사원 감사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정숙 여사 특검법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은 정쟁용 특검이라고 맞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100% 정쟁용”이라며 “처음에는 김정숙 여사 초청장이 없다고 난리를 치다가 대통령 기록관에서 초청장이 있다고 하니까 이제 기내식으로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도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대통령에게 사정하고 초청장을 보내 이루어진 순방인데 국민의힘만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며 “정상외교 상황에서의 영부인은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는 어떤 법적 지위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순방에 수행을 하고 외교 활동을 하나”라고 되물었다.

선명성을 강조하는 개혁신당은 김정숙 여사 특검을 전략적 실패로 분석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이건(김정숙 특검법 발의) 굉장히 악수”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갑자기 우리도 받을 테니 김건희 여사 특검도 받아라, 묻고 더블로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말했다. 그는 “디올백 받는 걸 전 국민에게 보인 김건희 여사 특검은 안하고 왜 김정숙 여사 특검 같은 소리를 하느냐, ‘내로남불’ 아니냐 (할 것)”이라며 “굉장히 심각한 전략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정부의 모든 순방 관련 비용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순방지에서 기업 회장들과 가졌다는 술자리 등 비용을 세금으로 냈는지, 기업 회장들이 부담했는지 국민들이 알 수 있다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비용을 조사해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날에도 “여당이 그런(고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검 발의하는 건 ‘쌩쑈’”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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