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 앞두고 여론조사
"아깝게 실패한 민주화 운동...나도 동참했을 것"
"톈안먼 시위 표현 자체가 생소하다" 반응도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중국공산당의 상징이자 베이징의 심장부인 톈안먼 광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조영빈 기자


"1989년 톈안먼 광장으로 돌아간다면, 시위에 참여하겠습니까?"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이하 톈안먼 시위)' 35주년을 앞두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질문이다. 지난달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이메일을 통해 실시한 이 조사에선 의외로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이 나왔다. 반면 톈안먼 시위 자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반응도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RFA는 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정확한 응답자 규모와 비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학생이었다면, 나도 시위 동참했을 것"



매트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이번 조사에서 "당시 시위자들은 국가를 전복시키려 했던 게 아니라, '개혁'을 원했던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시위 당시 나는 10대에 불과했는데, 만약 내가 대학생이었다면 반드시 시위에 동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 릴리도 "그런 기회가 또 있다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시 시위는 민주주의에 가장 근접했던 움직임이었지만, 결국은 실패로 끝이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톈안먼 시위는 1989년 6월 4일 대학생과 젊은이 수만 명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정치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한 사건이다. 중국은 군부를 동원해 이를 유혈 진압했고, 이후 중국에서 톈안먼 시위를 공개 언급하는 것은 금기가 됐다. 바이두 등 포털사이트와 주요 SNS에서 '톈안먼 사건', '6·4 사건' 같은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 결과를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만 뜬다.

이번 조사에선 톈안먼 시위에 대한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았다. 칭다오에 거주하는 중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우리에게 6·4 시위라는 표현은 그 자체로 생소하다"며 "우리는 중국공산당과 국가를 제대로 구분조차 하지 못한다"고 적었다. '당이 곧 국가'라는 교육 탓에 '민주화'의 개념조차 흐릿하다는 뜻이다.

1989년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흰색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남성 '탱크맨'이 시위대를 진압하려 광장으로 들어오는 탱크를 홀로 막아서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35주년 앞두고 희생자 유족 인터뷰 금지"



"동참할 용기는 없다"는 솔직한 반응도 많았다. 반항자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그 자리에 내가 있다고 해도 직접 참여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내가 가진 다른 능력을 활용해 시위를 돕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당시 시위를 지지하지만 동참할 용기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톈안먼 시위 35주년을 앞두고 베이징에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시위 희생자 유족들에게 언론 인터뷰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인권 변호사 등 톈안먼 시위를 옹호해 온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공안의 감시 수위도 높아졌다고 RFA는 전했다.

중국은 매년 6월 4일 시위가 일어났던 톈안먼 광장 출입을 통제하고 주요 장소에서 불심검문을 실시하는 등 사회 감시 체계를 강화한다. 기습적인 반정부 시위 등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톈안먼 시위 34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6월 3일에는 한 여성이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성조기와 현수막을 흔들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곧바로 체포되기도 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391 [최병천의 퍼스펙티브] 성장 무용론으로 이어진 ‘고용 없는 성장’…사실과 다르다 랭크뉴스 2024.07.13
24390 "韓, 미중 갈등 속 아세안과 협력 강화해야 주도권 역할로 전환" 랭크뉴스 2024.07.13
24389 정치 관심없다던 머스크, 트럼프에 거액 정치 자금 기부 랭크뉴스 2024.07.13
24388 수차례 폭행으로 어머니 숨지게 한 혐의 50대 아들 2심서 징역 27년 랭크뉴스 2024.07.13
24387 2살 손녀 태우고 시속 165㎞로 전복…“급발진” 국과수 판단은? 랭크뉴스 2024.07.13
24386 아리셀 희생자 7명 빈소 사고 발생 19일만에 차려져 랭크뉴스 2024.07.13
24385 나경원 "한동훈, 지금 이재명 따라하는 듯…당권·대권 둘 중 하나만 해야" 랭크뉴스 2024.07.13
24384 S&P500,연말에 6000 갈까[글로벌 현장] 랭크뉴스 2024.07.13
24383 "폴란드, 러 미사일 접근하면 우크라 영공서 격추 검토" 랭크뉴스 2024.07.13
24382 트럼프, 바이든에 “같이 인지력 검사 받자” 랭크뉴스 2024.07.13
24381 원희룡·한동훈 진흙탕 싸움에 윤리위도 경고 “민심 이탈 행위 징계” 랭크뉴스 2024.07.13
24380 "살아있길 잘했어"…62세 서정희, 필라테스 대회 나간 사연 랭크뉴스 2024.07.13
24379 "방송인 마약 후 집단난교"…구제역, 가짜 뉴스로 기소됐다 랭크뉴스 2024.07.13
24378 中, 2분기 경제성장률 5.1%로 둔화…하반기엔 더 떨어진다 랭크뉴스 2024.07.13
24377 각본 없었던 '바이든 기자회견', 시쳥률 대박...2300만명이 봤다 랭크뉴스 2024.07.13
24376 [꼰차장] 외모스트레스 그만! 근데 어떻게? 랭크뉴스 2024.07.13
24375 ‘청바지 노익장’ 멜랑숑 vs ‘슈트 입은 틱톡왕’ 바르델라…프랑스 총선판 뒤흔들다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랭크뉴스 2024.07.13
24374 음방 1위, 콘서트 대박 터지더니…버추얼 그룹, 해외까지 간다는데 [K엔터 通] 랭크뉴스 2024.07.13
24373 바이든 ’대선 완주‘ 기자회견, 2300만명 넘게 봤다 랭크뉴스 2024.07.13
24372 나이지리아에서 학교 건물 무너져…“시험 보던 학생 22명 사망”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