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최 회장, SK(주) 지분 17% 보유
지분 팔 땐 경영권 공격 취약해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800억원가량을 지급해야 한다는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결과가 나오면서 에스케이그룹도 충격에 빠졌다. 최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에스케이㈜ 지분 17.73%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어 지분을 팔 경우 경영권이 외부 공격에 약해지기 때문이다. 에스케이그룹은 최근 이차전지 분야 등 급격한 사업 확장으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른바 ‘총수 리스크’까지 재발하면서 겹악재에 휩싸이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가 30일 내린 판결을 보면, 최 회장이 갖고 있는 에스케이㈜ 주식도 재산 분할 대상에 들어갔지만, 재산 분할금(1조3800여억원)을 노 관장 쪽 요청에 따라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했다. 노 관장이 2심에서 에스케이㈜ 주식 분할 대신 현금 지급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최 회장은 지분을 쪼개야 하는 상황은 피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에스케이㈜ 주식을 최대한 처분하지 않는 방식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 회장→에스케이㈜→그룹 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때문이다. 에스케이㈜는 에스케이텔레콤(30.57%), 에스케이이노베이션(36.22%), 에스케이스퀘어(30.55%)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열풍을 타고 있는 반도체 회사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에스케이스퀘어의 자회사다.

에스케이㈜가 핵심인데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5.57%에 불과하다. 최 회장은 1297만5472주(17.73%)를 가지고 있으며 지분 가치는 2조514억원(30일 종가 기준)이다. 약 1조원의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서면 경영권이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 소수 지분만 가지고 대기업 집단을 꾸리는 국내 재벌 지배구조의 취약점이 이번 판결로 다시 드러난 셈이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지금도 튼튼하지 않다. 최대한 에스케이㈜ 지분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노 관장의 승소 소식이 알려진 뒤 에스케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26% 치솟은 주당 15만8100원에 마감됐다.

최 회장이 현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론 주식담보대출이나 비상장 지분 처분 등이 꼽힌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최 회장은 이미 에스케이㈜ 주식 가운데 749만9030주(2024년 4월 기준)에 대해 금융권으로부터 담보 대출 및 질권 설정이 돼 있다. 현실적으로 주식을 맡겨 1조원 넘게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최 회장이 가진 비상장사 에스케이실트론 지분(29.4%)에 관심이 쏠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태원 회장이 에스케이㈜ 지분을 지키기 위해 에스케이실트론 등 비상장사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의 에스케이실트론 지분은 인수 과정에서 사익 편취 의혹이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법원이 이를 취소하는 등 논란이 있었던 주식이다. 이밖에 최 회장은 에스케이케미칼(6만7971주), 에스케이디스커버리(2만1816주), 에스케이텔레콤(303주), 에스케이스퀘어(196주) 등의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일단 최 회장은 대법원 상고를 통해 시간을 벌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원고는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했다.

에스케이에는 악재가 겹쳤다. 에스케이온 등 계열사의 재무 구조 악화로 사업 재편이 급한 상황에서 총수가 사생활로 인한 다툼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에스케이그룹 총 차입금 규모는 2019년 61조원대에서 2023년 117조원대로 급증한 상태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229 뉴욕증시, 3대 지수 하락… 탄탄한 고용에 약해진 금리인하 명분 랭크뉴스 2024.06.08
27228 '신세기 에반게리온' 제작사 日 가이낙스 파산 신청 랭크뉴스 2024.06.08
27227 헬기서 람보르기니에 폭죽 쏘는 영상 제작 美한국계 유튜버 기소 랭크뉴스 2024.06.08
27226 역대급 투자소득 올린 미국인들...올해 레스토랑 활황 견인 랭크뉴스 2024.06.08
27225 한 풀 꺾인 물가 비웃은 주범…“치킨 너였구나”[송종호의 쏙쏙통계] 랭크뉴스 2024.06.08
27224 이혼 꺼낸 아내 얼굴만 집요하게 공격했다…70대 남편 징역 20년 랭크뉴스 2024.06.08
27223 "평생 일했더니 하늘이 준 선물" 이랬다가 수천만원 날린 노인들 랭크뉴스 2024.06.08
27222 당심이 민심이고 무조건 옳다? 논쟁 불붙은 ‘당원 중심 민주당’ 랭크뉴스 2024.06.08
27221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결국 동네병원까지 문 닫나? 랭크뉴스 2024.06.08
27220 약 먹어도 안 듣는 편두통, 혹시 이 음식 좋아하세요? [건강한 가족] 랭크뉴스 2024.06.08
27219 올 시즌 벌써 세 번째...김승연 한화 회장의 승리요정 꿈의 결과는 랭크뉴스 2024.06.08
27218 한미, 10∼12일 워싱턴서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 3차 협상 랭크뉴스 2024.06.08
27217 [인터뷰] 48억원짜리 유전자 치료제 개발한 혈우병 종가...“기존 약 잘 팔려도 혁신 멈춰선 안돼” 랭크뉴스 2024.06.08
27216 '갑질폭행' 양진호측 "폭로자 보호 취소하라" 소송 냈으나 패소 랭크뉴스 2024.06.08
27215 ‘엽기 갑질’ 양진호 “폭로자 보호 취소하라” 소송 패소 랭크뉴스 2024.06.08
27214 “아버지가 맞았어요” 온통 피범벅…택시기사 폭행 충격 랭크뉴스 2024.06.08
27213 "라면이 아니라 삼계탕을 더 많이 먹었어요"... 육상 레전드 임춘애 [K스포츠 레전드 열전] 랭크뉴스 2024.06.08
27212 尹 항의에 ‘입틀막’…카이스트 졸업생, 업무방해 무혐의 랭크뉴스 2024.06.08
27211 [영상]남한강에 펼쳐진 한미 육군의 위용…공병장비·항공·기갑 협동 작전[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6.08
27210 "우리 스타님, 하고 싶은 대로 해~"... 우쭈쭈 팬덤이 무책임 연예인 만들다 랭크뉴스 202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