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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산책로 사전 답사하기도
“1년 전부터 최고 예우로 준비”

UAE(아랍에미리트연합국) 정상 최초로 국빈 방한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지난 29일 종료됐다. 투자 활성화 등 굵직한 성과도 있었지만, 현직 UAE 대통령의 첫 국빈 방한이라는 점에서 ‘최고 예우’를 갖추는 등 외교문화 분야에서도 의미가 있었다고 대통령실은 평가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대통령실이 30일 국빈 방한한 무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대통령을 환대하기 위해 1년 동안 준비한 창덕궁 산책과 차담, 전통 공연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사진은 차담이 이뤄진 창덕궁 영화당 내부 모습. /뉴스1

대통령실은 이번 UAE 대통령과 수행단을 최고로 예우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준비했다. 방한 첫날인 지난 28일 만찬장 장소는 청와대 2층이었다. 청와대 2층은 과거 역대 대통령들의 집무실과 부속실, 영부인 생활공간이 있던 곳이다. 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이곳을 만찬장으로 활용했다. 또 굳게 닫혀있던 테라스를 처음으로 열었다.

특히 이날 저녁 테라스 뒤로 보이는 남산서울타워에 UAE 국기를 표현한 야간 점등이 켜지자, 모하메드 UAE 대통령과 관계자들이 탄성을 자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남산서울타워 뿐만 아니라 롯데월드타워에도 UAE 국기를 야간 점등으로 표현했다.

앞서 2층 만찬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생황(우리나라 전통 관악기)을 연주하자 모하메드 대통령이 감격한 표정으로 한동안 바라봤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친교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버클리 음대 출신의 유명 피아니스트 이지혜 씨가 피아노를 연주했다.

양국 정상은 만찬을 마친 후 테라스로 나와 숙명 가야금연주단과 해금앙상블 등 전통 20인조 전통 현악단의 하모니 공연을 감상했다. 현악단은 한국 전통 민요 ‘화초타령’과 UAE의 유명곡인 ‘Allah Ya Dar Zayed’를 선사했다.

특히 양국 정상의 친교 장소로 윤 대통령이 창덕궁을 선택한데는 모하메드 대통령이 평소 산책을 즐겨한다는 사실을 고려해서다. 실제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대통령 방한 전 직접 산책로를 답사하며 주변 동선을 꼼꼼히 챙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담 장소인 창덕궁 후원까지 양국 정상 두 사람만의 산책을 기획한 것”이라며 “창덕궁 후원은 산세와 지형을 따라 건축물과 정원이 들어서 있어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작년 1월 UAE 국빈 방문 당시 수백 명의 기마병과 낙타병의 도열 속에서 환영식을 받고 큰 감동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의 역사 깊은 ‘문화와 전통’을 보여주는 것으로 화답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이 산책을 마친 후, 조선 영조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는 영화당(暎花堂)에 마주 앉아 차담을 나눴다. 영화는 ‘꽃과 어우러진다’는 의미로 자연 속에서 창덕궁 후원 부용지 일대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영화당 내부에는 전통공예 방식인 궁중채화(황수로 무형문화유산 보유자의 작품)와 전통공간에서 현대 입식생활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창덕궁 관리사무소 의뢰로 제작된 의자를 배치했다.

차담이 이뤄지는 동안에는 한국의 전통 관악기 대금의 이영섭 명인이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청성곡(淸聲曲)을 연주했다. 맑고 청아한 소리로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곡으로 유명하다. 차담에는 흑구기자차, 꽃말이 떡, 오미자 제주화귤 화채가 준비됐다. 이번 차담은 궁중채화 이수자인 최성우 총괄디렉터가 이끌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차담 자리에서 관람한 전통 공연은 국립국악원이 선보인 ‘학연화대무(鶴蓮花臺舞)’였다. 학연화대무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전래된 궁중무용으로, 신성함과 장수를 상징하는 학과 정화를 상징하는 연꽃이 어우러져 국가 평화와 안녕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국조를 둘 정도로 새를 좋아하는 UAE 관습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취지였다.

차담에는 김건희 여사와 모하메드 대통령의 장녀인 마리암 번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 국책사업 담당 부의장이 참석했다.

한편 공식일정 마지막 날인 29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차담에서는 모하메드 UAE 대통령 부녀가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최근 유기묘가 낳은 새끼고양이를 함께 보기도 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리트리버를 반려견으로 키우고, 장녀 마리암 부의장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차담 자리에서 국빈 방한 기간 사진을 담은 액자와 동영상을 제작해 UAE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에 참석하지 않은 UAE의 ‘국모’ 셰이카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알 케트비 여사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감사의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마 여사는 고(故) 자이드 초대 UAE 대통령의 부인이자 모하메드 대통령의 어머니로 지난해 1월 순방 당시 김 여사와 인연을 맺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여사님께서 보여주신 한국과 저희 부부에 대한 존중, 그리고 배려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라며 “한국과 UAE 두 나라의 성숙한 우정이 역사 속에서 빛나는 업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라고 적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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