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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원장
우주기업, 특허 출원국까지 선별
기술 보호·활용이 경쟁력 좌우
민간 지식재산 전략 간과 말아야

[서울경제]

우주항공청이 27일 개청했다. 한국도 뉴 스페이스 시대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유럽과 같은 우주선진국은 2000년대 초부터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씨앗을 뿌렸고 이제 싹을 틔우고 있다.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스페이스X·블루오리진·원웹 등 해외 기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관련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우주발사체의 재활용 기술’과 ‘초소형 인공위성의 군집 운용’은 대표적인 혁신이다. 우주기업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의 경제성과 생산성을 높이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우며 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뒤늦게 뉴 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하는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우주산업 관련 특허출원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면 우주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할 우리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우주 관련 특허출원은 2012년을 기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공위성’ 기술의 사용 목적이 통신, 탐사·관측, 내비게이션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 스페이스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이고 정부가 아닌 창업과 투자 중심의 민간 기술이 특허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우주장비를 정부 주도로 소량 생산해왔으나 지금은 민간이 스스로 활용하기 위해 제품을 양산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우주기업이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핵심 기술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고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주요 우주기업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특허출원 때 노하우를 공개하지 않도록 기술을 고안하고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권리를 획득하고자 노력한다. 또 전략적으로 출원국을 선별해 필요한 국가에 대해서만 특허를 출원하기도 한다. 만일 역설계가 어렵거나 전략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기술을 공개하지 않기 위해 특허권 대신 영업 비밀로 관리하기도 한다.

우주기술에 대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 지식재산 분쟁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아마존의 성공 신화를 이끌었던 ‘원클릭’ 특허와 같이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발사 비용 절감 기술을 특허로 보호한다. 아마존과 달리 스페이스X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영업 비밀 보호를 선호한다. 글로벌 특허 분쟁에서 미국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우주산업 생태계와 미국 판결의 영향력을 고려해본다면 국가적 차원의 우주지식재산 전략 외에도 민간 기업을 위한 지식재산 정책 역시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뉴 스페이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식재산 정책은 아쉽게도 보이지 않는다. 기술만 있을 뿐 그 성과를 보호하고 활용하는 정책이 없다면 신산업의 꽃을 피우지 못할 공산이 크다. 스페이스X가 화성으로 갈 준비를 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여러 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식재산은 우주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며 지속적 성장을 이어갈 필수 요소이므로 지식재산 정책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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