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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타지에서 같은 나라,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의지하게 되죠. 그런데 한국에 체류하는 베트남인과 귀화인을 상대로 불법 고리대금업을 운영한 베트남 국적의 범죄조직원 15명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코리안 드림' 믿고 왔다 동포에 당했다

베트남에서 온 이들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총책과 모집책, 추심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체계적인 '대부 조직'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여러 SNS를 통해 베트남어로 대출을 알선한다고 광고했습니다.

베트남 범죄조직은 자국민들에게 1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소액 대출’을 광고하며 ‘급전’이 필요한 유학생과 노동자를 끌어들였습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은 금융기관 대출이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같은 국적의 사람이 운영하는 대출 광고는 더 눈에 띄었겠죠. 이렇게 광고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는 모두 250명. 대부 조직은 이들에게 약 34억 원을 대출해줬습니다.

하지만 이자는 혹독했습니다. 최대 연 11,790%의 이자를 받아 챙겼습니다. 이자를 제때 내지 않거나 빌린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불법 추심'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만든 커뮤니티에 피해자 개인정보를 올리는가 하면, 협박성 메시지를 전송해 괴롭혔습니다.

범죄조직은 돈을 갚지 않을 때마다 미리 받아 둔 사진 등을 SNS에 올리고,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알리겠다며 불법 추심을 일삼았습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이런 상황에 몰리면서도 피해자들은 한국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습니다. 신고하게 되면 '불법 체류' 사실이 발각될 수 있고, 그 즉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범죄조직이 '동향인'을 상대로 이러한 불법을 저지를 수 있었던 큰 이유입니다.

범죄조직은 이 기간 15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겼고, 외제차와 명품 등을 사들여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경찰 단속 피하며 '불법 도박장'까지 운영

경찰에 붙잡힌 또 다른 베트남 조직원은 지난해 8월부터 부산 사상구 도심에서 당구장으로 위장한 도박장, 홀덤펍을 운영해 오면 1억 원의 부당이득을 추가로 챙겼습니다.

SNS로 연락체계를 유지하며 도박 참가자를 모집했고, 베트남에서 온 노동자와 유학생 등 '인증된 손님'만을 참여시켰습니다. 그리고 도박장 내부는 물론 외부에도 CCTV를 설치해 경찰 단속을 피해 다녔습니다.

부산 사상구의 한 건물에서 당구장으로 위장한 ‘홀덤펍’을 운영하며 도박 자금을 융통해 온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경찰은 대부 조직의 자금이 도박장 운영에 흘러간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도박 참가자가 돈을 잃어 자금이 부족하게 되면 빚을 지도록 해 자금을 융통해줬다는 겁니다.

경찰은 조직원 15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베트남 범죄 조직이 국내에 들어와 자국민을 상대로 각종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고 보고 부산출입국외국인청과 함께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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