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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자회사, 알뜰폰 시장 과반 점유… 중소 업체 마케팅에도 변동 없어
“대다수 알뜰폰 업체 고객센터도 없어… 통신 3사 계열사 서비스 의존하는 이유”
”경쟁력 있는 기업 육성해야 소비자에 도움”


서울 한 대리점의 통신 3사 로고./연합뉴스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소 알뜰폰 회사들이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지만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서비스 신뢰도가 높은 기업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정부가 알뜰폰 업계에 무조건적인 지원을 하는 것보다는 자생력을 갖춘 업체를 위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7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통신 3사의 알뜰폰 계열 5개(SK텔링크,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미디어로그, LG헬로비전)사가 확보한 가입 회선 수는 437만990개로, 전체 알뜰폰 휴대폰 가입 회선 수(897만2555개)의 48.7%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7월(49.8%)과 비교해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이 지난해 2분기 일정 기간 동안 통신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0원 요금제’를 공격적으로 출시했을 당시, 통신 3사 알뜰폰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은 3개월간 2%포인트(P) 넘게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이 절반 이하로 줄면서 0원 요금제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일부 알뜰폰 회사는 지난달까지도 월 요금이 110원인 상품을 출시하며 출혈 경쟁에 나섰지만 통신 3사 자회사의 파이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대다수 알뜰폰 업체가 가입자를 위한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것도 더 이상 시장을 가져오지 못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지난 2021년 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뜰폰 관련 소비자피해는 약 900건으로, 전체 휴대전화·스마트폰 피해 건수의 9.4%를 차지했습니다. 이 중 서비스 관련 피해 사례는 348건이었는데, 전체 건수 대비 38.7%에 달했습니다. 이경원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다수 알뜰폰 업체들이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직접 구축한 통신 인프라가 없는 데다 고객센터 등 가입자 불편을 해소할 창구도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상대적으로 시스템 구축이 잘 된 통신 3사의 알뜰폰 계열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뜰폰에 대한 정부 지원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지난 2010년부터 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의무적으로 제공해 왔지만 2022년 도매제공 의무제가 일몰됐습니다. 정부가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업체를 대신해 이동통신사와 도매대가(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 협상을 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이 같은 지원도 사라질 예정입니다.

경쟁력 있는 업체를 위주로 시장을 키운 해외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해 기준 영국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1600만명인데, 이 중 영국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Tesco)의 알뜰폰 자회사인 테스코 모바일의 가입자 수(약 500만명)가 가장 많습니다. 이동통신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2위 기프개프(GiffGaff)의 가입자 수(약 370만명)와 3위 레바라(Lebara)의 가입자 수(250만명)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이동통신사(MNO)와 알뜰폰 사업자(MVNO)의 역할을 명확하게 분리해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본은 2013년 알뜰폰 활성화 계획의 일환으로 MNO와 MVNO가 각자 다른 음성과 데이터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저렴한 요금제를 원하는 가입자들은 MVNO, 비싸지만 고품질 통신 서비스를 원하는 가입자들은 MNO를 이용하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김병준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뜰폰 업계를 위한 지원이 ‘중소기업 살리기’에 지나서는 안된다”며 “경쟁력 있는 업체를 통해 알뜰폰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 소비자 편익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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