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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호중이 마이크를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가수 김호중씨(33)의 음주운전, 뺑소니 및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사건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김씨는 18일 자신의 경남 창원 콘서트에서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무고를 주장했지만,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냈을 수 있다는 정황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진다. 김씨 사건을 놓고 일부 열성 팬들은 옹호에 나섰지만 매번 반복되는 연예인의 음주운전 논란까지 다시 불거지면서 싸늘한 시선이 식지 않고 있다.

술잔에 입 댔지만 마시지는 않았다?…국과수, “사고 전 음주 있었다”

김호중의 뺑소니 사고 당시 모습이 찍힌 CCTV 화면.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9일 밤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반대편에서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사건 발생 두 시간 뒤인 10일 새벽 1시59분 김씨의 매니저인 A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같은 날 오후 4시30분 김씨는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던 중 본인이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사건 발생 17시간만이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1일 김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김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뒤 뺑소니를 했고 김씨 매니저로 운전자 바꿔치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은 김씨가 음주 사실을 부인하며 확대됐다. 김씨의 소속사 측은 “김씨가 술잔에 입을 댔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내고 심한 공황에 빠져 사건 현장을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17일 경찰에 전달했다.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이다.

김씨가 유흥주점에 오갈 때 대리기사를 부른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도 음주 사실 가능성을 높였다. 경찰은 김씨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대리기사를 부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18일 오전 1시부터 4시간 동안 김씨가 방문한 유흥주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당시 김씨와 동행한 래퍼 출신 가수 B씨와 개그맨 C씨도 핵심 참고인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소속사 대표와 본부장, 매니저까지…범인도피 교사 혐의 입건

음주 여부와 더불어 김씨 매니저의 허위 자백 등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은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 직후 김씨의 차량 블랙박스에 있던 메모리카드가 사라지고 김씨가 A씨에게 ‘나 대신 출석해달라’는 요구를 한 녹취록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자 의혹은 더 커졌다. 경찰은 김씨의 소속사 측이 김씨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의 소속사인 생각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이광득씨(41)는 1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현장에 도착한 매니저가 본인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했다”며 “김씨가 아닌 본인이 매니저에게 김씨의 옷을 입고 대신 경찰서에 가 사고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이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 3명을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허위 진술을 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16일 오후 6시35분부터 김씨와 이 대표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하고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구체적인 행적 등을 확인할 방침을 정했다.

이번 사건을 풀 열쇠이자 핵심 관건은 김씨가 법적으로 얼마나 취한 상태였는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김씨의 경우처럼 통상 음주 후 8~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통한 음주 측정으로는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추산할 최초 농도 수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김씨처럼 장시간 행적을 감춘 운전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일각에서 이번 김씨 사건의 결론이 2017년 방송인 이창명씨 사건처럼 끝날 수 있다는 예상은 이 때문에 나온다. 당시 이씨는 교통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씨가 17시간 만에 경찰 조사에 응한 이후 강력히 음주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선례를 참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삐뚤어진 팬심…또 ‘자숙 뒤 활동 재개’ 만들까

19일 오전 가수 김호중 공식 팬카페인 ‘트바로티’에서는 오는 23일에서 24일 열리는 김호중의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콘서트를 추가 예매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김씨 사건이 더 부각되는 데에는 일부 열성 팬들의 팬심이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씨 팬카페에선 콘서트 티켓 등을 구입하고 인증하는 등 응원을 독려하고 나서 누리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팬카페 들어가 보니 비판은 하나도 안 보인다” “매니저가 대신 가서 자수하고 17시간 뒤에 출석해 음주 측정을 해놓고 음주운전이 아니라는데, 이래도 방송에서 또 곧 (모습을) 보이겠지”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인들의 반복되는 ‘음주운전 이후 복귀’ 등을 나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22년 9월 술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가수 이루씨가 2심까지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으나 최근 아버지인 가수 태진아씨의 신곡에 참여하며 가요계에 복귀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음주운전이나 뺑소니를 하고서도 집행유예를 받고 스스로 자숙을 한 뒤 알아서 복귀하는 ‘셀프 면죄부’를 언제까지 봐줘야 하냐”는 비판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뺑소니 혐의 가수 김호중 18일 공연 그대로 진행서울 강남에서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한 가수 김호중씨(33)가 18일 공연을 그대로 진행한다. 김씨에 대해선 사고 전 음주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도 나왔다. 김씨는 이날 오후 6시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296880?sid=102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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