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주도 “98% 이상이 비계” 진화
제주도의 한 돼지 축사에서 어미 돼지의 젖을 먹고 있는 개량종 새끼 흑돼지들. 최충일 기자
제주도내 식당에서 시작한 ‘비계 삼겹살’ 논란이 확산하자 제주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산 흑돼지 품질 개선을 위한 등급 판정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돼지 생산에서 판매까지 단계별 행정 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17일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제주지역 외식업체는 물론 제주 관광 이미지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일반 백돼지보다 지방이 많은 흑돼지 도체 등급판정 기준을 바꿔 달라고 농식품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돼지 등급은 도축한 후 고기 무게인 도체중과 등지방 두께에 따라 1+, 1, 2 등급으로 나뉜다. 도체중이 83㎏ 이상 93㎏ 미만이고 등지방 두께가 17㎜ 이상 25㎜ 미만이면 1+ 등급을 받는다.

도체중 80∼93㎏, 등지방 두께 15∼28㎜이면 1등급, 1+와 1등급에 속하지 않으면 2등급 판정을 받는다. 문제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 한국은 흑돼지와 백돼지를 구분하지 않으며 등급판정도 마찬가지다. 도는 성장이 느리고 비계가 많은 흑돼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등급판정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다.



흑돼지는 성장 더디고 비계 많아져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열받아서 잠이 안 옵니다(제주도 가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문제의 ‘비계 삼겹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흑돼지는 일반 백돼지보다 출하 체중에 도달할 때까지 10∼50일이 더 걸리고 성장할수록 등지방이 두꺼워진다. 이로 인해 현행 기준에 따라 1등급이나 1+ 등급을 받으려면 흑돼지는 비계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2023년 기준 제주 돼지고기 가운데 1+ 등급을 받은 일반돼지는 20.7%, 흑돼지는 11.1%다. 이외 1등급(일반백돼지 25.9%, 흑돼지 19.8%), 2등급(〃 53.4%, 〃 69.1%) 등이다.

도는 등급별로 도체중 기준을 9∼13㎏, 등지방두께를 2㎜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체중 기준을 줄이면 비계량이 적은 흑돼지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농식품부의 돼지고기 품질관리 매뉴얼에 따라 원물 삼겹살과 지방 제거 요령, 소포장 삼겹살 지방 정선 등을 담은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내고 도내 식당과 유통업체 계도에 들어갔다.



“고객 처지에서 생각하는 게 맞다”
제주산 돼지고기. 사진 제주도
식당이나 정육점 등에서 삼겹살을 판매할 때 농식품부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에는 백돼지 지방 두께가 1㎝, 흑돼지는 1.5㎝를 넘기면 제거해야 한다. 관광업체 1130여 곳이 회원으로 있는 제주도관광협회도 비계 논란 이후 자체적으로 업종별 가격 적정성 여부 등을 실태조사했다. 제주 요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본에선 돈카츠의 고소함을 강조하기 위해 돼지고기 지방 부분을 적당량 남겨 함께 조리하기도 한다”면서도 “고객 취향에 맞게 비계양이나 조리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6월 중 관광객과 도민을 대상으로 제주산 돼지고기 소비 촉진 행사와 시식회 등을 열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엔 제주여행 시 주문했던 삼겹살 사진과 “98% 이상이 비계….”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천연기념물과 식용 흑돼지는 다르다
제주 재래 흑돼지. 사진 제주도
한편 2019년 천연기념물 550호로 지정돼 제주도 축산진흥원이 보존 중인 ‘재래종 흑돼지’는 317마리다. ‘식용 흑돼지’는 이와 다른 개량종이다. 제주 재래종과 외국품종(랜드레이스·요크셔·버크셔 등)을 교잡한 종이다. 현재 제주도 내에서 키워지는 돼지는 총 54만3540마리(257농가)다. 이 중 20.1%인 11만3350마리(92농가)가 흑돼지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536 5·18 기념식 찾은 윤 대통령‥또 '개헌' 침묵 랭크뉴스 2024.05.19
» »»»»» '비계 삼겹살' 낙인 찍힌 흑돼지 눈물…등급 판정부터 문제다 랭크뉴스 2024.05.19
27534 "병원 갈 때 찍은 신분증도 되나" "진료뒤 가져가면 환불되나"[Q&A] 랭크뉴스 2024.05.19
27533 이 세상이 만화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어?···‘다섯번째 벽’[오늘도 툰툰한 하루] 랭크뉴스 2024.05.19
27532 F-16 작전 뒤 퇴근하는 변호사…'이스라엘 예비군' 최강 비밀 [이철재의 밀담] 랭크뉴스 2024.05.19
27531 사람 간 전염 ‘사마귀’ 면역저하 땐 쉽게 감염 랭크뉴스 2024.05.19
27530 [인터뷰] 핀란드 육아 전문가 “SNS 때문에 아이 안 낳는 건 슬픈 일…비교 말아야” 랭크뉴스 2024.05.19
27529 “한국, 낡은 ‘손님노동자’ 시스템 대신 새 이민 정책 필요”…파독 광부 아들 이유재 교수 랭크뉴스 2024.05.19
27528 일요일 낮 기온 22∼31도…큰 일교차·짙은 안개 주의 랭크뉴스 2024.05.19
27527 美 라스베이거스 미라지 호텔 폐업한다…"아듀 화산쇼" 랭크뉴스 2024.05.19
27526 프랑스 파리서 거문고·피아노·전자음악 '장르 파괴' 3중주 랭크뉴스 2024.05.19
27525 이스라엘 전시각료 "내달 8일까지 전후계획 없으면 연정 탈퇴"(종합) 랭크뉴스 2024.05.19
27524 이스라엘 전시각료 "내달 8일까지 전후계획 없으면 연정 탈퇴" 랭크뉴스 2024.05.19
27523 윤 대통령 “서민·중산층 중심 시대 열어야”···5·18 기념사 랭크뉴스 2024.05.19
27522 美휴스턴 '폭풍 강타' 50만가구 정전…"한인 인명피해는 없어" 랭크뉴스 2024.05.19
27521 이스라엘군, 가자지구서 인질 시신 1구 추가 수습 랭크뉴스 2024.05.19
27520 '신군부 묵인 논란' 5·18때 한미연합사령관 위컴 별세(종합) 랭크뉴스 2024.05.19
27519 이스라엘군 "라파 동부서 하마스 130여명 제거" 랭크뉴스 2024.05.19
27518 르몽드 "中 당국, 프랑스서 반체제 인사들에 공작" 랭크뉴스 2024.05.19
27517 “본인도 속상하겠죠”… 김호중 콘서트에 수천명 몰렸다 랭크뉴스 2024.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