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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정상적 생활 어려워" 
교육청 고발 미뤄져 피해 호소
초등교사 A씨가 지난해 7월 학부모에게 받은 편지. 서울교사노조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협박성 편지를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교육청이 해당 사안을 '교육 활동 침해'로 판단하고 형사 고발 계획을 밝혔지만 3개월째 조치가 미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교사노조는 14일 초등학교 교사 A씨가 지난해 7월 한 학부모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빨간 글씨로 "A씨. 딸에게 별일 없길 바란다면 편지를 끝까지 읽는 것이 좋을 겁니다"라는 협박 문구가 적혀 있었다. 편지를 보낸 학부모 B씨는 "요즘은 돈 몇 푼이면 개인정보를 알아내고 무언가를 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덕분에 알게 되었다"고 적었다.

B씨는 자신의 자녀가 전학 간 학교에서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며 "예상대로 아이의 문제가 아닌 A씨의 문제라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신의 교실에 잠시나마 머물렀던 12세 아이가 주는 충고"라며 '본인의 감정을 아이들이 공감하도록 강요하지 말라', '다른 사람을 꾸짖기 전에 자신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 보라' 등 6가지 항목을 나열했다. A 교사는 "학부모가 (자신의) 딸에게 위협적 행동을 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에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했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노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3월 학부모 상담에서 A 교사가 종합심리검사를 권유한 이후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일부 학생들이 하교한 뒤 촬영한 학급 단체사진에 자신의 자녀가 없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하고,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협박 편지까지 받은 A 교사는 서울시교육청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요청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교육 활동을 침해했다'며 인정했고, 2월 B씨에 대한 형사고발 요청을 인용했다. 그러나 노조는 "교육청의 형사 고발이 3개월째 이뤄지지 않고 있고, 학부모는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계속해서 A씨를 힘들게 하고 있다"며 "교육활동 침해로 고통받는 교사를 보호하는 스승의 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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