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4월 초 발급오류 주민번호·성적증명 등 유출
"문제 서류 삭제, 현재 정상 가동" 해명 급급
안일 태도 비판에 뒤늦게 규모 및 원인 확인 
끊이지 않는 사고, 축소 급급 행태 여전 지적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행정안전부. 한국일보 자료


지난달 초 정부24 민원서류 발급 과정에서 다수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났는데 정부가 한 달 이상 쉬쉬한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 등의 확인 요청에 유출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유출 규모 등은 밝히지 않은 채 “지금은 정상 발급되고 있다”고 해명하던 정부는 뒤늦게 1,000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을 인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초 정부24에서 성적졸업 등 교육 민원 관련 증명서와 법인용 납세증명서 발급 시 오류가 발생했다. 교육 관련 증명서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가 잘못 발급됐고 납세증명서는 사업자등록번호 대신 법인 대표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이 표출됐다. 정부24는 하루 방문객 수가 150만 명에 이르는 정부 민원 온라인 서비스다.

행안부는 처음에는 구체적인 오류 내용과 피해 규모, 원인에 대해선 함구했다. 오류 발급 건수가 1,400여 건이라는 전날 채널A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류 발급 원인을 파악해 시스템을 수정 및 보완했고, 현재는 정상 발급되고 있다”고만 강조했다.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빗발치자 행안부는 이날 오후 늦게야 다시 설명자료를 내고 피해 규모를 확인했다. 잘못 발급된 증명서는 교육민원 서비스 646건, 납세 관련 민원서류 587건 등 총 1,233건이다. 박민식 행안부 정부포털기획과장은 “잘못 발급된 민원서류는 즉시 삭제했고, 관련 규정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피해자와 피해 법인에 전화통화와 우편으로 해당 사실을 알렸고, 이 과정에서 일부 항의가 있었지만 피해 보상 등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피해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행안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으로 ‘개발자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지목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로 규명될 전망이다. 개보위는 행안부로부터 유출 신고를 받은 뒤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서정아 개보위 대변인은 “사후 조치의 적절성, 유출된 정보 범위 등을 밝히기 위해 입체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며 “행안부가 밝힌 사고 원인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행정망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개통한 교육부의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은 잦은 오류로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들의 불만을 샀고, 이어 11월에는 각종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전산망이 먹통이 되면서 민원 ‘올스톱’ 대란이 발생했다. 또 올해 2월에는 새로 개통한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이 가동 한 달이 넘도록 크고 작은 오류가 반복돼 국민과 공무원들이 불편을 겪었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 때마다 정부가 사태 축소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더 심각하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규모 전산망 마비 사태로 공공기관 민원서류 발급이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중단된 뒤 9시간이 지나서야 공식 입장을 냈다. 그것도 유감 표명 등 없이 보도자료로 ‘정부서비스 장애로 인한 불편처리 안내’를 한 게 전부였다. 한 개인정보 전문가는 “사태를 무마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일을 키우고, 공공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신뢰를 더 깎아 먹고 있다는 걸 정부가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6339 40대 무인점포 ‘무전취식’…들통나자 냉장고로 문까지 막아 랭크뉴스 2024.05.13
16338 ‘김 여사 수사’ 서울중앙지검장 교체…신임 지검장에 이창수 랭크뉴스 2024.05.13
16337 여사 수사라인 전면 교체‥새 지검장 '윤의 입' 랭크뉴스 2024.05.13
16336 경찰청장 “데이트 폭력 기준 모호…법개선 진보된 논의 이뤄져야” 랭크뉴스 2024.05.13
16335 “양육비 청구하자 ‘애 못 만나게 했다’ 거짓말도” 험난한 소송 랭크뉴스 2024.05.13
16334 오동운 배우자, 성남땅 딸 증여 이전에 재개발조합 상대 소송 랭크뉴스 2024.05.13
16333 “뉴진스 인사도 안 받아” 부모들, 방시혁 저격…하이브 반박 랭크뉴스 2024.05.13
16332 ‘김건희 여사 수사’지휘부 싹 바꿨다…이유 알고보니 랭크뉴스 2024.05.13
16331 “방시혁, 뉴진스 인사 안 받아”…하이브 “일방적 주장, 사실무근“ 랭크뉴스 2024.05.13
16330 ‘김건희 엄정수사’ 지휘부 갈렸다…검찰총장 자리 비운 사이 랭크뉴스 2024.05.13
16329 “저는 인하대 겸임교수 성폭력 피해자”…20㎏ 가방 들고 캠퍼스에 선 이유 랭크뉴스 2024.05.13
16328 “함박눈인가? 으악!”···하루살이떼 습격에 문 닫는 가게들 랭크뉴스 2024.05.13
16327 조태열 장관, 中 외교수장 만나 “얽혀있는 실타래 풀자” 랭크뉴스 2024.05.13
16326 최재영 목사 검찰 조사‥"김 여사가 권력 사유화" 랭크뉴스 2024.05.13
16325 ‘킹달러’에 엔·원화 최악 약세… 한·일 수출 기업 실적은 급등 랭크뉴스 2024.05.13
16324 낙선한 ‘찐윤’ 이용, 용산행 유력…‘찐한 의리? 말 잘 들어서?’ 랭크뉴스 2024.05.13
16323 "2000명 증원 근거 없다" 정부 법원 제출자료 몽땅 공개한 의사들 랭크뉴스 2024.05.13
16322 음주운전에 ‘제2 손흥민 꿈’ 무녀졌지만…7명에 새 삶 선물한 축구 유망주 랭크뉴스 2024.05.13
16321 '파격가'에 MZ 몰렸다…美결혼시장 흔든 웨딩드레스 얼마길래 랭크뉴스 2024.05.13
16320 조태열 "역지사지 필요" 왕이 "한중 어려움, 中이 원하는 것 아냐" 랭크뉴스 202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