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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법리 따라 엄정수사” 지시 6일 만에
뜬금없는 검찰 인사…“윤, 총장 불신임 해석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13일 최재영 목사한테서 선물 받은 디올백이 든 쇼핑백을 앞에 두고 최 목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의 소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사정기관 장악용’이라는 평가를 받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자리를 신설한 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큰 폭의 검사장급 인사가 단행됐다. 김건희 여사 수사를 맡던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모두 ‘좌천성 승진’됐고, 임기를 넉달 남겨둔 이원석 검찰총장의 참모진도 대거 교체됐기 때문에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한 대통령의 메시지’라는 평가와 함께 ‘사실상 총장 불신임’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이날 지방 순시 명목으로 강원도를 방문 중이던 이 총장은, 법무부의 인사 발표 뒤 14일 예정이었던 충북 제천·충주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13일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뜬금포’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난 2월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뒤 검사장 인사가 예상됐지만 한 차례 미뤄졌고, 이 때문에 오는 9월 새 검찰총장이 온 뒤에야 진용을 새로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총장 임기가 넉달 남은 상황에서 참모인 대검찰청 간부들을 대폭 교체한 인사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대검에는 기획조정부장 등 검사장급 자리가 8자리 있는데 반부패부장·감찰부장을 제외한 여섯 자리가 모두 바뀌었다. 한 검찰 간부는 “이 총장의 ‘명품백 의혹 엄정 수사 지시’가 이번 인사를 앞당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총장에게 나가라는 인사로 읽힌다”고 말했다.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도 “통상 새 검찰총장이 오면 장관과 협의해 자신이 데리고 일할 검사장 인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 총장 입장에선 새로 임명된 간부들과 어색한 동거를 몇달 이어 가야 하는 상황이다. 9월까지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이번 인사에서 김 여사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는 모두 ‘좌천성 승진’됐다. 2년 동안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던 송 검사장은 부산고검장으로, 형사1부에 배당된 ‘명품백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김창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유배지’로 불리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고형곤 4차장검사도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이동한다. 모두 고검장이나 검사장으로 외견상 승진했지만 주요 수사를 지휘하는 알짜배기 자리에는 가지 못했다.

이번 인사는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공약을 뒤집으면서까지 검찰 출신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직후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검찰 선배’를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배경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통제용’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분류되는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김건희 수사’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검사장은 ‘윤가근 한가원’, 즉 윤 대통령과는 가깝지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는 가깝지 않은 인사로 분류된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의 검찰내 인맥은 대부분 겹치는데,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과 소원해진 뒤 윤 대통령과만 가까윤 ‘윤가근 한가원’ 인맥이 주목받는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 검사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누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오더라도 최소한의 김 여사 조사는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실질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차장·부장검사를 누구로 임명하는지에 따라 수사 의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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